너도 떠나 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31
Atherton, Queensland
Australia
오늘 난 온몸으로,
온 마음으로 네게 부딪혔다.
"What's wrong with you?"라고 묻는 내게,
넌 되려 "What's wrong with YOU?"라고 물었지.
너는 내가 더 가까운 관계를 갖고 싶어 하지만
그럴 수 없다며 또 날 밀어냈고,
나는 단지 열린 가능성을 원하는 것뿐이라고 버텼다.
그렇게 마음속에 있던 모든 걸 꺼내
토해놓고 나니 속이 시원해졌다.
내 인생에 단 한 번도 이렇게 타인에게,
또 스스로의 감정에 정직해 본 적이 없었다.
한바탕 퍼붓고 나니 뭔가 정돈되는 느낌이다.
나는 너를, 그리고 너도 나를
이렇게 잃고 싶어 하진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서 천천히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지금 우리가 간절히 원하는 것은 친구가 되는 것,
바로 그게 아닐까 하는.
네가 나한테 원하는 게 뭔지 난 더 이상 모르겠고
관계의 가능성조차 열어주지 않으려고 한 건 너니까.
내 생각에 이게 우리 서로에게 최선인 것 같아.
그러니 우리 이제 그만 친구가 되도록 하자.
복잡한 감정들은 미뤄두고
설명할 수 없는 관계에 대한 정의도
가슴 한 구석으로 작게 접어 쑤셔 박아 버리자.
그리고 친구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