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01 | 일 년 전 라오스

FEB2015 _ 여행 0일 차 :: 라오스 여행에 임하는 자세

by 아델리


며칠 전 페이스북에 들어가니, 1년 전 사진이라며 라오스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매일 회사 - 집 - 회사 - 집 하다 보니 벌써 1년이 지났다. 그래, 얼마 전에 책상에 있던 꼬질꼬질한 2015년 달력을 버리고 빳빳한 2016년 달력을 새로 올려둔 것이 기억이 난다. 그렇다고 해도, 세상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속도다.


꽃보다 청춘에도 소개된 방비엥 거리의 바게트 샌드위치. 그 이후로 이것보다 맛있는 샌드위치는 찾지 못했다.


1년이 지나고 나니 여행에 대한 나쁜 기억은 잊히고 좋은 기억들만 남아있다. 그저 그립고 좋은 것들 투성이다. 어쩌면 여행기를 쓰기에 가장 좋은 시기인지도 모른다. 하여 약간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여행 사진을 정리하고 여행기를 올리기로 했다.


2015년 라오스 여행

2월 14일 토요일 - 22일 일요일 (총 9일간)

루앙프라방 - 방비엥 - 비엔티안




함께 여행을 떠난 호주 언니(라는 것은 호주에서 만난 언니)는 세 자매 중 막내고, 나는 두 자매 중 맏이다. 언니는 동생이 없고 나는 언니가 없어 나름 죽이 잘 맞는다. 비교적 온순한 성격의 언니와 약간 제멋대로인 동생. 나는 언니가 생겨서 좋은데 언니는 나 같은 동생이 있어 좋으려나. 잘 모르겠다.


아무튼 언니와는 호주에서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하다가, 언니가 먼저 귀국을 하고 몇 달 뒤에 나도 동남아 순회를 마치고 한국에 도착했다. 우리 둘은 그때부터 현실에 눈을 떴다. 마냥 즐겁고 평화롭던 호주에서,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한국으로. 노동시장은 그사이 엄청나게 유연해져, 그냥 "회사원"이 아니라, 정규직, 계약직, 파견직, 도급직 등의 이름으로 마음을 심란하게 했다.


어찌어찌 일을 구해서 기쁘게 저임금과 고노동의 틈바구니에 끼어들어갔고,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카페에서 수다를 떨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나자, 우리는 약간 지쳤다. 어느 추운 겨울, 거리는 얼어붙은 회색빛이었고, 우리는 어딘가 따뜻한 곳으로 떠나고 싶었다.


일본으로 온천여행이라도 가자며 한 달에 3만 원씩 2년짜리 적금을 들었다. 달랑 3만 원짜리 적금이었지만, 그래도 이게 우리를 2년간 버티게 해주었다. 적금 만기가 돌아올 무렵이 되자, 우리는 어디로든 떠나고 싶었다. 하루 종일 회사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있는 것조차 힘이 들었다.


우리는 약간 지쳤다.
해도 해도 줄지 않는 업무로부터
바쁘고 팍팍한 일상으로부터
기꺼이 떠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마지막 여행을 마친 지 꼭 3년이 되는 2015년 설 연휴를 노려 연차를 내고 떠날 수 있는 9일의 시간을 만들어냈다. 일정이 길어져 일본 온천이나 갈까 했던 가벼운 마음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어디로 떠나야 제대로 쉴 수 있을까. 세계지도를 펴고 앉아 갈 만한 나라들을 하나씩 꼽으며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일정이 짧아 멀리 떠나기 부담스러웠던 우리에게, <꽃보다 청춘>의 여행지인 라오스가 짠하고 등장했다. 목적지를 잃어버린 여행에 라오스가 얻어걸린 셈이다.


여행 5개월 전부터 항공편을 알아보기 시작했지만 연휴기간이라 이미 싼 티켓은 모두 동이 난 후였다.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원하는 스케줄의 항공권을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하루라도 빨리 결정하는 게 나을 것 같아 라오항공의 비엔티안 행 왕복항공권을 재빨리 끊었다.


왕복항공권만으로 이미 적금으로 탄 72만 원이 사라졌다. 그런데도 자꾸만 입술이 들썩들썩 웃음이 났다. 돈은 또 벌면 되지 뭐.




라오스의 대표적인 여행지는 <꽃보다 청춘>에도 나왔듯, 비엔티안, 방비엥 그리고 루앙프라방이다. 한국에서 직항 스케줄이 있는 비엔티안 위로 방비엥과 루앙프라방이 일렬로 늘어서 있어 함께 여행하기에 좋다.


대세 : 비엔티안 - 방비엥 - 루앙프라방 - 비엔티안

장점 : 비엔티안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라오스를 즐길 수 있음.

단점 : 루앙프라방에서 여행을 마치면 비행기나 야간 버스를 타고 비엔티안으로 내려와서 바로 인천으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야 함. 피곤함. 씻지 못해 몸이 꿉꿉함.


대안 : 비엔티안 - 루앙프라방 - 방비엥 - 비엔티안

장점 : 비엔티안에 도착하자마자 루앙프라방으로 올라가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코스로 만약 루앙프라방과 방비엥이 좋을 경우, 비엔티안에서 보내는 시간을 단축하고 원하는 곳에서 하루 이틀 정도 더 보낼 수 있음. 비엔티안에서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가 출국시간에 맞춰 공항으로 가면 됨.

단점 : 비엔티안에 14:50에 도착해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17:00 비행기를 타야 함. 하루를 공항에서 허비할 위험이 있음.


일단 대세 코스를 따르면 루앙프라방에서 비엔티안으로, 대안 코스를 따르면 비엔티안에서 루앙프라방으로 적어도 한 번은 이동을 해야 했다. 이때 보통 야간 버스를 타거나 라오항공의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한다. 우리는 잠시 고민하다가 볼품없는 체력과 짧은 일정을 고려하여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하기로 했다.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할 경우 대세 코스를 따르면 루앙프라방에서 국내선 라오항공을 타고 18:00에 비엔티안 공항에 도착해 그대로 23:50까지 대기해야 한다. 시내로 나갔다 들어오기에는 시간이 애매하다. 대안 코스를 따르면 여행 마지막 날은 여유롭지만 시작하는 날은 대부분 공항에서 보내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로 여행을 하면서 만난 대부분의 분들이 대세를 따르고 있었지만, 월요일 아침에 인천공항에 도착한 후 바로 출근해야 하는 슬픈 직장인인 우리는 마지막 날을 느긋하게 보내고 싶어서 대안 코스를 선택했다. 비엔티안에 도착하는 14일에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국내선 연결 편을 예매하고 나니 교통편은 예약 완료.


연휴기간이기도 하고, 한국 분들도 라오스를 많이 가는 추세라 혹시 몰라서 목적지마다 호텔을 몇 군데 알아보고 예약까지 마쳤다. 아직 여행까지는 2달이나 남아있었다. 음, 짐을 싸기엔 충분한 시간이군.


달력에 하루하루 날짜를 지워가며 떠날 날 만을 기다렸다. 따뜻한 남쪽나라 라오스로.



_ 라오항공 비엔티안 행 왕복항공권 : 817,000원
출국 편 : 14일 12:10 인천 출발 - 14:50 비엔티안 도착
귀국 편 : 22일 23:50 비엔티안 출발 - 23일 06:40 인천 도착

_ 라오항공 루앙프라방 행 국내선 항공권 (편도) : 111,900원
14일 17:00 비엔티안 출발 - 17:45 루앙프라방 도착

_ 호텔 예약 (아고다 이용, 2인 기준) : 총 222,896원 (일인당 111,448원)
루앙프라방 : Lao Lu Lodge
(트윈룸/2박) : 75,443원
방비엥 : Popular View Guesthouse
(더블룸/3박) : 51,510원
방비엥 : Thavonsouk Resort
(트윈룸/가든뷰/1박) : 48,394원
비엔티안 : Vientiane Garden Hotel
(더블룸/가든뷰/1박) : 47,549원

_ 총 준비 비용 : 1,040,400원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