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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현 Oct 18. 2016

'맥주 한잔'에서 시작해서 '3차'까지

처키의 상암동 북바이북 <듣도 보도 못한 정치> 작가번개 후기

"저는 먼저 들어갈게요."


10월 14일 저녁 10시 반쯤 제가 이 말을 남기고 북바이북 행사장에서 집에 돌아올 때까지만 해도, 뒤풀이 모임이 새벽 2시까지 이어질 거라곤 상상도 못 하였습니다. 이날 상암동에 있는 서점 북바이북에서 진행된 <듣도 보도 못한 정치>에는 30여분이 참석해서 소소하지만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깊이가 너무 깊었던 모양입니다 ^^;


북바이북 행사가 끝나고 진행된 뒷풀이에서 와글 멤버들이 열성 팬(?) 여러분과 함께. 지나친 뒷풀이는 정신건강에 무척 이롭습니다. / WAGL

깊고도 깊었던 뒤풀이까지 이어지게 된 데에는 다 나름의 이유가 있겠죠. 작가번개 현장 강연 영상을 포함한 작가번개 일부를 소개합니다. 여기 소개된 내용은 전체 행사 일부분으로,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듣도 보도 못한 정치>를 직접 구매해서 살펴보시는 즐거움을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모쪼록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께도 소소하고 깊었던 작가번개의 여운이 전달되길 바라며^^ 


<듣도 보도 못한 정치>, 대체 왜 쓰신 건가요?


작가번개 강연에 나선 이진순 대표님은 강연 첫머리에서 왜 <듣도 보도 못한 정치>라는 책을 펴냈는지, 더 나아가서는 와글이 해외 사례를 소개하는 것을 통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한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정치에 대한 혐오와 냉담함이 국민들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동안 우리가 듣고 봐왔던 정치가 늘 배신과 실망감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저희가 책 제목을 <듣도 보도 못한 정치>라고 지었습니다. 우리가 듣고 보아온 정치와 전혀 다른 정치가 가능하고, 가만히 따져보면 "지금 우리 현실에서 못할 바도 없겠구나" 싶은 사례들을 모아서 책을 냈습니다. 그러니까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가 못해왔던 게 뭘까' 이런 걸 함께 생각해보자는 거죠. (와글 이진순 대표)


이어 <듣도 보도 못한 정치>에 소개된 스페인의 풀뿌리 지역정당과 포데모스, 이탈리아의 오성운동, 아이슬란드 해적당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자리에 함께하신 모든 분들이 (심지어는 그 이야기를 수십 번도 더 듣고 읽고 정리했던 저조차도) 그야말로 '듣도 보도 못한 정치'에 깊이 빠져들었습니다.


이진순 대표님의 강연에 이어 현재 국회톡톡의 프로젝트 매니저로 활약하고 있는 오진아 님의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한국에서도 '듣도 보도 못한 정치'의 가능성을 실험해보기 위한 한 걸음으로, 최근 개발자협동조합 빠흐띠와 함께 와글이 개발해 공개한 국회톡톡을 소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기존의 청원운동과 달리 국회톡톡만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 똑 부러지는 목소리로 간결하게 정리해주셨습니다.


얼마 전 시작한 국회가 20대 국회인데요 그 직전 국회인 19대 국회 때, 여러분들이 거리에서 온라인을 통해서 했던 서명을 통해서 4년 동안 227건의 청원이 접수가 됐어요. 전국적으로 얼마나 많은 분들이 서명에 참여했겠습니까? 그런데 그중에 딱 2건만 국회에서 통과되었어요. 이처럼 (국회의 벽에 막히는) 청원운동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회톡톡은 국회의원을 온라인에 직접 데리고 오겠다는 것이고, 이것이 기존 청원운동과의 차별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회톡톡' 프로젝트매니저 오진아)



정치참여라면 무조건 편견을 갖고 보는 아버지, 어떻게 해야 하나요?

마지막으로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재미있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정치에 무관심한 남자친구, 정치참여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갖는 아버지가 고민"이라고 밝힌 질문자는, "무관심한 남자친구는 오늘 자리에 함께 데리고 와서 괜찮지만(웃음) 뉴스에 시위가 보도되면 보자마자 '빨갱이'라고 하는 아버지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와글이 솔루션을 들려줄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행사에 참가해주신 분들이 별도로 남겨주신 질문입니다. 이에 대한 대답은 와글 페이스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WAGL


이에 대해 이진순 대표님이 난감해하며 "너무 어려운 문젠데요"라고 운을 떼자마자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리고 스페인에서 만났던 한 젊은 활동가의 이야기를 통해 "그런 분들도 바뀔 수 있다"는 사례를 들었습니다. 스페인에서 2011년 경제위기 이후 크고 작은 시위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그 젊은 활동가는 자신이 속한 단체에서 노인 분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만났던 대부분의 노인 분들은,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정치에 참여하는 젊은이들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입장을 가진 분들이셨죠. 


그래도 자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가까워지고 이해를 하는 부분도 생겨서, 하루는 노인 분들도 자신들이 가진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요구를 위해 시위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자신이 바람직한 일을 한다고 믿어왔던 경찰들이 자신들을 진압하려고 하는 모습에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지난해 5월, 시민연합정당 바르셀로나 엔 코무의 지방선거승리를 기뻐하는 시민들. 스페인 정치혁신에는 노인, 이주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 Robert Pluma


"그분들이 그때 깨달은 거예요. 아 이게 그동안 내가 봐왔던 시위하던, 철없는 애들이 당하던 게 이런 거구나' 하고 말이죠. 그래서 그 젊은 활동가는 노인분들이라고 해서 오히려 편견을 가지고 배제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포용적 민주주의(inclusive democracy)로, 사람들이 배제하고 쳐내는 방식이 아니고 끌어들이고 껴안는 방식으로 정치인이나 사회활동이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이죠."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진행된 북바이북 작가번개의 뜨거웠던 열기는 결국 3차 뒤풀이라는 사고(?)로 이어졌고, 그 날 참석했던 분들은 조만간 자체 번개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


11월 10일까지 북토크는 계속됩니다. / WAGL


상암동에 이어 다음 달까지 지역 독자 분들과의 만남을 위해 네 곳을 추가로 순회 방문합니다. 지역에서 참여하시고 싶은 모든 분들께서는 주저 없이 참여해주시기 바랍니다. 재미와 감동이 보장되는 <듣도 보도 못한 정치> 북토크에서 뒤풀이는 덤입니다 :) >> 전국 순회 북토크 신청링크 (구글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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