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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지 Oct 05. 2021

그림책이란 과연 무엇일까?

그림책은 말 그대로 그림이 있는 책이다. 그런데 어떤 책은 그림책이라고 하고 어떤 책은 그냥 일러스트가 있는 책이라고 한다. 그림만 있으면 다 그림책일까? 반대로, 그림이 있는 책인데도 왜 그림책이 아니라고 할까?




나에게 그림책의 기준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글과 그림이 서로 유기적 관계에 있는가, 그림이 없다면 이 책은 완성될 수 없는가에 달려 있다고 답하겠다. 그림이 없으면 조금 심심할 뿐, 책의 완결성에는 크게 무리가 없다면 그 책은 그림이 있는 책이지만 진정한 의미의 그림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반면, 그림이 조금 단순할지라도 그림 없이는 스토리를 이해할 수도, 독서의 즐거움을 느낄 수도 없다면 그 책은 그림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좋은' 그림책이란 무엇일까? 그림이 책의 시작부터 결말까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저 책의 내용을 설명하듯 그대로 옮겨 그린 것에 불과하다면 나는 그 책을 좋은 그림책이라고 남들에게 소개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 글과 그림이 각자의 역할을 하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이야기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거나, 단순한 스토리가 그림을 통해 풍성하게 되살아나고 있다면, 나는 그 책을 잘 만든 그림책이라 평한다.

기준은 편집자마다, 작가마다 다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림책을 쓰기 전에 그림책이 무엇인지, 또 좋은 그림책이란 어떤 것인지 스스로 정의 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행성에 살고 있어》(주니어김영사 2018),《그해 가을》(창비 2018) 이 두 권의 책 역시 좋은 그림책이란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아직 잘 모르겠다면, 그림책의 고전이라 불리는 유명한 책들을 우선 찾아 읽어보자. 존 버닝햄, 모리스 샌닥, 윌리엄 스타이그, 맥 바넷 등은 위대한 그림책 작가들이고, 이들의 작품은 앞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도서관이나 서점에서도 이들의 그림책을 쉽게 찾을 수 있으니 읽고 또 읽자. 이때 이야기를 즐기는 데서 그치지 말고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 즉 어떤 이야기를 어떤 문장으로 쓰고 어떤 그림으로 그려냈는지를 분석하며 읽어야 그림책에 대한 이해를 보다 넓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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