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미영 Apr 28. 2021

낯익은 드라마에 낯선 배우가 버무려진 뿜뿜 로맨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포스터./ 사진제공=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중국계 미국인인 뉴욕대 최연소 경제학 교수 레이첼 추(콘스탄스 우 분)는 남자친구 닉 영(헨리 골딩 분)으로부터 싱가포르에 다녀오자는 제안을 받는다. 절친의 결혼식에도 참석하고 그의 대가족도 만나자는 것이다. 레이첼은 싱가포르로 떠나는 순간부터 무언가 심상찮은 기운을 감지한다. 도착하고 보니 평범하리라 생각했던 닉의 집안은 으리으리한 그야말로 ‘미친 갑부’였던 것이다. 싱가포르의 숱한 여성이 반기지 않는 레이첼의 방문이 더욱 탐탁지 않은 이가 있으니, 바로 예비 시어머니인 닉의 어머니 엘레노어 영(양자경 분)이다.


케빈 콴이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Crazy Rich Asians)’은 전미 박스오피스 3주 연속 1위라는 초특급 흥행을 거뒀다. 영화 ‘서치’(2017)와 더불어 아시안 파워를 증명한 사례다. 존 추 감독은 “이 영화는 단순한 영화(movie)가 아니라 하나의 움직임(movement)이다”라고 했다. 견고한 유리 천장(Glass Ceiling)과 대나무 천장(Bamboo Ceiling)으로 가로막혔던 할리우드의 편견을 깬 작품이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가 제작한 영화로 출연진 전원이 동양인으로 캐스팅 된 흔치 않은 작품이다. 1993년 ‘조이 럭 클럽’ 이후 무려 25년의 세월이 걸렸다. 다양한 국적의 배우들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다채롭게 그려냈다. 캐릭터 자체보다 그들이 빚어낸 연기가 그러하다. 특히 스크린에 닉의 어머니인 양자경과 레이첼의 친구로 열연한 아콰피나가 등장하면 격하게 반가울 지경이다.


평범한 여성과 재벌가 남성의 멜로는 ‘신데렐라’를 떠올리게 한다. 그녀를 그에게서 떼어 놓으려는 이들의 술책이 펼쳐지면서 낯익은 막장 드라마의 대목도 추가된다. 영화 제목처럼 미친 갑부들의 스케일이 다른 화려한 볼거리도 펼쳐진다. 그러나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인물들의 소박한 진심이다.


한국 관객에게는 낯익은 드라마에 낯선 배우가 버무려진 작품으로 다가올 듯싶다. 그들의 뿜뿜 로맨스가 주는 쾌감이 제법 쏠쏠하다.


[박미영 영화 칼럼니스트 miyoung1223@naver.com

영화 시나리오 ‘하루’ ‘빙우’ ‘허브’, 국악뮤지컬 ‘변학도는 왜 향단에게 삐삐를 쳤는가?’, 동화 ‘꿈꾸는 초록빛 지구’ 등을 집필했다. 한겨레교육문화센터 스토리텔링 강사와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마켓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고, 텐아시아에 영화 칼럼을 기고했다.]   





https://entertain.v.daum.net/v/20181026133909333

*텐아시아에 실린 리뷰를 다듬어서 올렸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반전 스릴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