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씨 Jan 01. 2020

시작하는 날의 글

2020년 1월 1일 열기

2020년을 잘 보내기 위해 큰 맘 먹고 시작하는 배움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숭례문학당으로 돌아가 제일 먼저 등록하고 새해 첫 날부터 시작하는 <365일 글쓰기>이다. 참여자 모두가 모인 단톡방에서 코치님이 '나에게 글쓰기란 무엇인지' 간단한 자기소개에 한 줄 포함하도록 가이드를 주었는데, 지난 2-3년간 써보지 않았던 표현이 불쑥 튀어나왔다. '나에게 글쓰기란 생각과 마음의 열매, 생각과 행동의 기록' 다시 적어보아도 썩 마음에 드는 말이다. 다가오는 십년을 보내는 동안은 이 한 줄을 간직하고 지내야겠다. 


새해 글쓰기는 사실 나에게 2019년 밀린 숙제들을 모두 해치우는 작업이기도 하다. 그림책 소감을 서른 개 쓰기로 다짐했지만 네 개 밖에 쓰지 못했고, 52주간 나누기로 한 스터디 교재 읽고 쓰기도 많이 밀렸다. 100일간 주어지는 질문에 답을 하는 짤막한 메모 쓰기도 열 개를 채우지 못한 부끄러운 성적표. 함께 쓰는 <365일 글쓰기>의 힘으로 묵은 글들을 다 쏟아내기로 다짐했다. 그 때가 되면 정말 하려던 이야기 또는 해야할 이야기들이 글이 되어 나를 만나주지 않을까? '쌓인 숙제나 일단 빨리 끝내'라고 재촉하는 글들의 아우성이 왠지 모르게 나를 따라다닌다.


새해에 시작하는 또 다른 배움은 코딩과 데이터이다. 정확히 말하면 데이터 다루는 학습은 2019년 시작했다가 끝내지 못한 배움을 다시 진행해서 제대로 마무리하고자 하는 것이고, 코딩 입문은 아주 기초적인 배움을 통해 내 이해의 폭을 조금이나마 넓히고 싶어 선택했다. 최근 일하는 현장에서 직접 필요하기도 하지만, 죽기 전까지 내가 살아갈 세상은 일단 데이터와 코딩의 시대인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득이 될 배움이다 싶었다. 새로운 사람들이나 시스템을 만났을 때 조금이라도 배경지식이 있으면 얼마나 의사소통이 수월해지는지 여러 번 경험하였다. 코딩과 데이터의 배움은 올해 내 소통의 기술을 키워주는 중요한 학습이 되리라 생각한다. 


나는 더 이상 배움에 있어서 나 자신에게 완벽을 강요하지 않는다. 개근하는 출석율, 절대 놓치지 않는 마감시간, 누가 봐도 끄덕일만한 품질, 정답에 최대한 근접한 결과물, 흠 잡을 데 없는 대화 매너 등... 많은 욕심들이 나를 무리하게 했었고, 나아가 내 자신이지 못하게 했었다. 지금의 내가 바라는 것은 딱 하나, 꾸준함을 놓치지 않는 것 뿐이다. 아무리 몸에 배인 습관이라 해도 계기가 있으면 순식간에 무너지기도 하고 다시는 줄을 세울 수 없게 흐트러지기도 한다. 그런 때일지라도 단념하지 않고 새로운 결을 만들기 시작하는,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나를 응원해주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