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근묵자흑(近墨者黑)이죠. 누구를 가까이하는가에 따라 영향을 받기 마련이에요. 유쾌한 사람과 가까이하면 삶이 재밌고 우울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생각 자체가 우울해지죠. 돈을 많이 번 사람과 가까이하면 그 성실함을 알 수 있고 영성이 깊은 사람과 교제하면 그 영향을 받기 마련이죠. 자석도 힘이 쎈 쪽으로 끌리기 마련이니까요.
엊그제 배드민턴을 하면서 깨달은 것도 그랬어요. 그날 저녁 배드민턴을 함께 한 그분은 신안에서 교회를 섬기고 있는 분인데 생각하는 차원이 남달랐어요. 뭐랄까요? 〈그리스인 조르바〉를 쓴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한 말 그대로를 실천하는 분 같았죠. “자신을 구하는 유일한 길은 남을 구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하는 것 말이죠.
보통 섬에 있는 교회라면 생각과 활동폭이 작을 수밖에 없죠. 하지만 그분이 섬기는 교회공동체는 섬마을 교회를 넘어 우주적인 교회였어요. 그곳의 섬마을 주민들을 잘 섬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여러 나라의 선교사들은 물론이고 다음 세대에게 장학금도 나누고 있으니까요. 먼저 그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는 삶 때문인지 그곳으로 이사한 사람들도 많아요. 음식도 맛이 있으면 소문을 듣고 그곳을 찾아가듯 말이죠.
“지금은 다들 힘들고 더럽고 어렵고 창피하다고 여기는 곳에 돈이 널려 있다. 그 방면에서 일하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일이 험하고 힘들다는 인식을 가진 시장으로 눈을 돌려보자. 경쟁하지 않고 독점할 수 있는 곳이다. 남들이 가지 않는 곳으로 가야 돈을 벌 수 있다.”(100쪽)
고명환의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가져야 할 부에 대하여〉에 나오는 내용이죠.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곳에 돈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거죠. 다들 화이트칼라만 찾고 있지만 남들이 경쟁하지 않고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그런 일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거예요. 하얀 눈사람보다 파란 스머프가 행복한 것도 그런 연유겠죠.
혜지가 선물해 준 이 책은 돈이 무엇인지, 돈은 어떻게 벌어야 하는지, 어떤 사람이 부를 가질 수 있는지, 그리고 돈의 그릇을 키우면 저절로 돈이 채워지는 그런 선순환도 알려주고 있어요. 개그맨으로 살던 그가 메밀국수 사장으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튜버로 돈을 벌면서 깨달은 실전 비법을 소개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물론 그 모든 비법은 고전을 통해서 터득한 것들이죠.
이 책을 보니 고명환이 고전도 가까이하고 있지만 삶 속에서 닮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바로 동원그룹의 김재철 회장이 그 분이죠. 11남매 장남인 그는 공부를 잘했지만 서울대를 포기하고 국립수산대학교 어류학과에 진학해 원양어선 말단 선원부터 시작했다고 하죠. 더욱이 원양어선 시절에 시모노세키 항구에 정박하면 헌책을 사다가 끊임없이 읽었다고 하고요. 고명환이 그 분에게 푹 빠질 수밖에 없고 또 자석처럼 끌릴 수밖에 없는 이유였겠죠.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판단하나니”(히4:12)
작자 미상의 성경 말씀이지만 대부분 바울이 썼다고 추정하는 히브리서 말씀이죠. ‘말씀’은 헬라어로 ‘로고스(λόγος, 요1:1)’지만 한 사람의 심령에 살아 움직일 때 ‘레마(ῥῆμα, 마26:75)의 말씀이 되죠. 그 말씀에 의해 한 사람의 인생과 삶이 변화되는 것이고요. 말씀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살아갈 때 그 영성이 깊어지고 그의 나라와 그 의를 먼저 구하는 삶을 사는 거죠. 그런 삶을 살아갈 때 강한 자석처럼 영성이 얕은 사람도 충분히 끌어당기는 법이고요.
고명환은 흙수저와 금수저를 그렇게 생각해요. 흙에서 시작한 사람은 뿌리를 내릴 수 있지만 금에서 시작한 사람은 뿌리를 뻗을 수가 없다고 말이죠. 그가 김재철 회장을 근묵자흑으로 삼고 닮고 싶어 하는 이유도 그런 차원이겠죠. 나도 그 섬마을 교회를 섬기는 그 목사님을 닮고 싶어 하듯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