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맥주탐구생활을 시작하며 벨기에의 람빅 맥주를 처음 들어보았다. 인위적으로 효모를 첨가하는 라거, 에일과 달리 람빅 맥주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야생의 효모와 박테리아를 이용한 자연 발효 맥주다. 맥주계의 내추럴 와인인 셈이다.
그러나 자연 발효 맥주라고 모두 람빅 맥주는 아니다. 벨기에 수도 브뤼셀의 남서쪽에 위치한 센느 밸리(senne valley) 주변에서만 얻을 수 있는 람빅 효모를 이용해 양보한 맥주만 람빅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다.
한국인에겐 생소한 람빅이 무척 맛보고 싶었는데 때마침 벨기에 친구 덕분에 손에 넣게 되었다.
람빅 맥주는 맛이 강해 원액 그대로는 거의 판매되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순화되어 판매된다.
크릭 람빅은 체리와 함께 발효한 것으로 친구가 구해준 ‘MORT SUBITE’는 마트에서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살 수 있는 대중적인 람빅 맥주라 한다.
두근두근 기대하며 한입 마셔보는데- 우와 오묘하다 맥주가 뭔가 귀여운 맛이다!!
담금주 느낌이 나는 맥주랄까 맛의 층위가 다채롭다. 체리향이 강하고 굉장히 시큼한 맥주. 달큰한 체리향이 아닌 신 크랜베리처럼 느껴진다. 람빅은 호불호가 갈린다는데 나는 호호로 극호다!
여행지 위시리스트 순위에 벨기에는 후순위였는데 람빅 맥주로 인해 단숨에 상위권으로 등극했다.
물, 맥아, 홉만을 사용해 맥주를 만들어야 한다는 ‘맥주순수령’을 고집한 독일과 달리 벨기에는 작은 나라이지만 허브, 과일 등을 이용한 가장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가 존재한다. 벨기에의 맥주 문화는 2016년 유네스코 세계 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다.
벨기에로 맥주 여행을 떠날 언젠가를 꿈꾸며 치얼스!
*이 맥주를 다시 마실 생각이 있는가? 네! 네!! 매일 마시고 싶어요? 벨기에로 여행가 꼭 마실 거에요: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