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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ATLAS OF B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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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혜 Nov 24. 2024

[일본] 위스키 향이 나는 맥주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글을 잘 쓰려면 다독, 다작, 다상량이 중요하듯 맥주탐구생활의 기본은 다양한 맥주를 많이 마셔보는 것이 아닐까. 그간 일본 맥주는 아사히 슈퍼 드라이가 제일 맛있어, 생각해 왔는데 마셔본 일본 맥주가 그리 많지 않은, 아는 것만 알고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전혀 알지 못했던 맥린이일 뿐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공부란 궁극적으로 내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이번에 마신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는 맥주의 새로운 매력을 알려 주었다.

아사히, 기린, 산토리, 삿포로 4개의 대형 브랜드가 경쟁하는 일본 맥주 시장에서, 위스키 회사로 시작해 1963년 맥주 사업에 뛰어든 산토리 사는 후발주자다. 2003년도에 출시된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는 그런 산토리 사가 맥주 시장에서 입지를 단단히 굳히게 해 준 필스너 맥주다.

기린이 오래도록 1위를 지켜온 일본 맥주 시장에 1983년 아사히는 맥아 비율은 줄이고 쌀과 옥수수 등을 첨가해 가벼운 맛이 나는 맥주를 선보이며 승부수를 띄었다. 이것이 바로 ‘아사히 슈퍼 드라이'였다. 아사히 슈퍼 드라이는 아사히란 이름 그대로 일본 맥주 시장의 ‘떠오르는 해’로 만들어 주었다. 출시 당시 치솟는 인기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하는 품귀현상이 일어나 아사히 사는 신문에 사과문을 발표하며 마케팅 아닌 마케팅을 하기도 했다.

이후 다른 맥주 사들도 드라이 맥주를 뒤따라 내놓았지만 아사히의 돌풍을 꺾긴 어려웠다. 드라이 맥주로 큰 재미를 못 본 산토리 사는 방향을 전환해 순보리 맥주인 '더 몰츠'를 선보였고 이를 더 고급화해 만든 것이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다.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는 유럽의 식품 품평회 몽드 셀렉션에서 2005년 일본 맥주 최초로 최고 금상을 수상했고, 2007년까지 3년 연속 최고 금상을 수상했다. 산토리 사는 이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나 몽드 셀렉션의 권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기사를 보고나니?)

https://www.gqkorea.co.kr/?p=19494


몽드셀렉션에 대한 의문은 이즘에서 접어두고,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의 맛으로 돌아오자. 대회 수상 후광이 아니라도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는 맥주의 맛 그 자체로 충분히 훌륭하다.

맥주는 첫 모금이 중요한데 깊고 진한 그러나 부드러운 맛에 적당한 탄산감 특유의 향긋함이 더해져 절로 탄성이 나왔다. 순보리 맥주라 그런지 좀처럼 다른 맥주에서 느껴보지 못한 향이었다.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는 필스너 맥주의 본고장인 체코 및 그 주변국에서만 한정적으로 생산되는 희귀한 전통종 다이아몬드 몰트를 100% 사용한다고 한다. ABV도 5.5% 높은 편에 속한다. 위스키 회사라 그럴까 추구미?가 위스키와 닮아있다 생각했다. 중후하고 고급스러운 맛의 맥주다.

나의 경우 맥주는 첫 모금에 호불호가 판가름 난다. 한입 마시는 순간 야호 탄성이 절로 난다면 다시 마시고 싶은 맥주로 마음에 남는다.

산토리맥주의 최고 위상 양조가이자 산토리 맥주 개발‧생산 최고운영책임자(COO) 카와사키 신고는 2024년 7월 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 하우스’ 오픈 기념 맥주 세미나에서 이 제품이 지향하는 맛에 대한 질문에 독일어로 ‘바이터트링켄’이라고 대답했다. 이는 ‘다음 한 잔을 더 마시고 싶다’ 혹은 ‘다음 기회에도 또 마시고 싶다’는 의미다.

그의 바람대로 다음에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마시고 싶은 맥주였다. 이것 좀 마셔봐. 최근에 마셔봤는데 너무 맛있었어, 호들갑을 떨며 말이다.

*이 맥주를 다시 마실 생각이 있는가? 마지막 문장에 답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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