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다시 찾은 호주여행 총비용 1,354만원
아들이 돌아왔다.
’24.4.29에 논산훈련소로 입대하였고, 다음날“더캠프”앱에는 훈련병 000 전역까지 D-546일이라는 언뜻 친절하지만, 오지 않을 듯한 까마득한 미래의 잔뜩 불친절한 안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좀처럼 줄어들지 않던 저 숫자는 어느 순간 기세가 꺾이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아들은 ’25.10.28 무탈하게 전역했다.
감사합니다.
나와 RJ는 또 이렇게 한 짐 내려놓았다.
그런데 아들은 조금 민감해져서 돌아왔다.
가장 격하게 반응하는 말은 “너 벌써 전역했어?”라는 인사치레다.
세상 무던했던 그 넘이 발끈한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가족들이 많이 웃고 많은 대화를 이끌어낸 단일 주제는 단연 “방구”다.
아이들이 어릴 때 그렇게도 깔깔깔 웃어대던 단어였지만, 이제는 50대 후반 중년의 부부와 20대 중반의 아이들임에도 불구하고, 24시간을 같은 공간에서 함께하니 또 그 주제가 역주행하여 단연 부각되었다.
처음에는 그래도 조금의 예의를 갖추며 방출했었다.
그러고는 이내 거리낌 없어지다가, 마침내 소리의 크기에 경쟁까지 붙었다.
누구 하나 만만하지 않다.
이렇게 우리 가족은 퍼스를 떠난 지 10년이나 지나서, 소중한 가족여행 2주일을 마치 아직도 살고 있는 것처럼 보내고, 두터운 가족추억 한 켜를 더 쌓아 올렸다.
우리 가족은 2014년부터 약 3년간 호주 퍼스에서 거주했다.
딸과 아들은 호주에서는 왠지 공부는 안해도 될 것 같고 하지만 그 어려운 영어는 그냥 잘하게 될 것 같은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온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은 어울려 놀기조차도 어려운 낯선 호주 아이들과 힘들게 부대끼며 학교생활을 해야 했고, 아주… 아주… 천천히 나아지고 익숙해져 갔다.
RJ는 우리나라의 학교급식에 익숙해져 있다가 갑자기 매일 도시락 3개(딸 2개, 아들 1개)를 싸야 했고, 우리나라의 엎어지면 코 닿는 거리의 학교에서 아침마다 다른 학교의 다른 시간에 익숙하지 않은 오른쪽 운전석으로 각 각 데려다주고 데려와야 했다.
나도 회사생활이 힘들었다.
이제서야 그 때를 한껏 즐기지 못했음에 대한 후회가 가득하다.
아들의 전역을 계기로 10년 만에 다시 찾은 호주여행은 네이버 카페(머뭄 호주여행)에서 큰 도움을 받아 계획을 작성하였고, 나의 후기가 유사한 여행계획을 세우시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총 14박 15일로 퍼스 7일 시드니 7일 일정이다.
퍼스는 가족들의 “추억 따라가기”로 계획하였는데 실제로 가보니 변한 곳이 크게 없어 더 반가웠고, 딸과 아들의 협조로 요새 유행하는 재연사진 몇 장을 건져왔다.
시드니는 사진으로만 보았던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를 중심으로 아름다운 해변들에 집중하여 계획하였는데, 오페라 바에만 3회 출정으로 너무 집중한 것 같다.
무리하지 않게 나름 편하게 일정을 잡았는데도, 1일1마트하며 하루 약 2만보를 달성했다.
호주의 비싼 물가를 감안하여 Budget Trip컨셉으로 예산을 작성하였고, 적당히 아껴 썼다.
총예산 1,499만원(인당 375만원)이고, 실사용 금액은 1,358만원(인당 340만원)으로 실행률이 약 90.6%로 양호하다.
항공, 숙박, 렌터카, 투어 등 한국에서 예매하고 집행한 금액은 약 855만원이고, 현지에서 사용한 금액이 약 503만원이다.
현지에서는 트레블월넷 카드만 사용했고 수수료가 조금 붙기는 하지만 모든 장소에서 Contactless로 결제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환율상승이 이번처럼 피부로 느껴지기는 처음이다. 호주에서 환전한 A$ 5,000과 아고다에서 후불로 예약한 숙소의 환전 차이 금액 등이 약 53만원이나 되었다. (’25.6/7월의 환율은 넉넉하게 약 900원이고, ’25.11 실제 환전 환율은 약 958원이다.)
항공 예산 366만원 / 실사용 금액 366만원 (항공결제 후 예산작성)
다구간(인천/퍼스/시드니/인천)으로 계속 알아보다가, ’25.6 캐세이퍼시픽(CX)에서 90만원/인에 예약하였고, 딸은 인천/퍼스 왕복에 94만원/인에 예약하였다.
항공은 적절한 시기에 싼 가격으로 구매한 것 같다. 항공예약은 결제하고 나면 높은 취소수수료 때문에 돌이키기 어려워, 그때부터 여행 확정 승인을 받은 기분이 든다.
시드니에서 귀국하는 날 문제가 발생했다.
당일 아침에도 CX에서 정상 출발이라는 알림을 받았는데, 탑승이 조금씩 지연되더니 결국 기체결함으로 항공편이 취소되었다.
Chaos…
탑승구에 있던 3~4명 CX직원들의 1)기체결함으로 취소됨 2)대체항공편 안내 이메일 보낼 예정 3)만약 숙박, 식사등 Expenses가 발생하면 CX에서 보상할 것이라는 원칙적인 안내만 어깨너머로 들려왔다.
CX에서 제공하는 대체항공편을 이메일로 받아보니, 이틀 뒤인 월요일 아침도착 일정이었다.
대체항공편 변경 또는 대체항공편 수용 시 숙박과 각종 Expenses 협의를 위해서, 우리는 긴 줄의 끝에 서있었고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우리는 마침 바로 옆에서 인천행 제트스타 항공의 수속이 마감되어 가고 있는 것을 보았고, 보상 가능여부에 대한 고민 끝에 결국 제트스타 편도 항공권을 수하물 포함한 278만원(3명)에 구입하고 기내식사 비용 A$92를 지불하고 나서, 당일 우리나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도착해서 바로 CX에 보상을 요청하였고, 열흘 후 기내식사 비용까지 포함한 전액을 보상을 해주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보상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1)항공사 귀책 증빙(기체결함 O, 천재지변 X) 2)나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의 증빙이다. 제트스타를 예약하고 나서 전화, CX앱과 카카오톡, 당시의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한 동영상 등 여러 가지 증빙을 마련해 두었는데, 1)항공사 귀책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였는지 CX는 별다른 증빙요구 없이 전액보상을 해주겠다고 한다.
RJ는 돌아오는 항공기에서 제트스타는 음식과 맥주를 사먹어야 하는 것이 내내 불만이었다. 내가 보상받을 수 있을 것 같으니 먹으라고 해도 배를 움켜잡고 꾸욱 참았었다.
CX가 전액보상 해준다는 소식을 듣더니, 이제서야 나보고 “왜 더 적극적으로 권하지 않았냐”라고 짜증 낸다.
먄…
우리는 3년간의 퍼스 거주로, 호주 입국시의 까다로운 검역절차에 익숙한 편이다.
예전에는 1항 의약품은 불법의약품으로 이해하고 상비약 등은 No에, 6/7항도 가공되어 포장된 상품은 No로 체크하였고, 문제가 생긴 적은 없었다.
하지만 머뭄카페의 경험담을 읽어보니 한층 더 엄격해진 것 같아 고민하다가, 우리는 라면, 햇반 등의 식재료는 아예 제외하였고 가족의 상비약만 어쩔 수 없이 한 파우치에 모아두었다.
나는 입국신고서에 1항에만 Y에 체크하였고, RJ는 한두 번 가보냐며 고집을 피우더니 결국 전부 N에 체크하였다.
방역직원은 내가 내민 입국신고서를 대표로 보더니 X레이 검사로 보냈다.
자신만만하게 기계에 모든 가방을 통과시키고 나니, 갑자기 방역직원이 부른다.
우선 여권을 달라고 하더니, 여러 가지 언어로 된 책자에서 한글 버전을 찾아서 읽으라고 하였는데 주로 내용은 "가방 니가 샀냐?" "정직하게 신고한거 맞냐?" 등등의 질문이고 구두로 답을 하라고 하였다.
뭐지? 쏴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를 옭아매기 위한 모든 절차를 마친 후, 그 직원은 자기 손보다 작아 보이는 사이즈의 고무장갑을 억지로 끼더니, RJ의 핸드캐리 가방에서 RJ가 CX에서 간식으로 준, 먹지 않고 들고내린 Wrap을 마치 폭발물처럼 조심스럽게 꺼내 들었다.
다시 물었다. 누구꺼냐?
내가 내꺼라고 나섰다.
그랬더니 “너의 상황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근데 벌금은 A$ 6,000이다”라고 한다. (사람좋은 웃음으로 친절하게 칼 들이댈 수 있는 호주사람들…)
몰랐다고 깜빡했다고 호소하는 수밖에 없었다.
상사에게 보고하러 갔다가 돌아와서는 “너희가 속이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판단하여, 이번에는 경고로 넘어가겠다”고 하고는 여권을 돌려주었다.
ChatGPT와 Gemini에게 물어보니 이번에는 운이 좋았다고 하고, 다음 입국시부터는 검역대상 1순위로 되니 조심하라고 한다.
쳇 이제는 안갈라꼬…
한 가지 다행인 것은 방역직원이 RJ의 입국신고서를 기준으로 우리의 짐을 검색하고 판단하였으면 벌금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호주는 허술한 면이 있어서 얕은 수에 그냥 넘어가기도 하지만, 한 번 걸리면 그보다 훨씬 큰 곤경에 처할 수 있다.
RJ는 나만 1항에 N를 했으면 우리는 그냥 통과했을 거라는 주장을, 모든 상황이 종료되고 나서 강하게 어필한다.
먄…
현지 생활비 예산 324만원 / 실사용 금액 278만원
1일1마트 하였다. 우리 가족에게 콜스, 울월스는 그냥 마트가 아니라 기분 좋은 관광명소의 의미이다. 우리는 가로세로 촘촘하게 좌우아래위를 꼼꼼히 빠짐없이 스캔하며, 아껴가며 돌아다니는 것을 즐겼다.
퍼스에서는 숙소인 주택의 Backyard에서 저녁 BBQ로 양갈비 12조각(A$ 45)과 양파, 버섯, 아스파라거스를 곁들여 구워내니 양도 충분했고, 가족들이 맛있다고 칭찬해 주었다.
나는 양갈비를 안주삼아, 호주의 맑고 청량한 외기를 느끼며 맥주와 와인을 즐겼다.
좋았다.
시드니에서는 오페라바의 3회 출정에서 내가 지금 시드니에 와있음을 한껏 느끼며 즐긴 맥주와 와인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호주의 일반식당과 Food Court(Fine Dining X)도 끼니당. 인당 약 A$ 25~30 정도는 각오해야 할 것 같다. 다만 양이 많아서 우리 가족 3명은 끼니당 2 메뉴로 그대신 자주 먹었다.
맥도널드에서 Iced Long Black Large가 A$ 6.2라서 깜놀하고, 아침마다 세븐일레븐에서 Flat White with Oat Milk Large를 A$ 3에 사서 RJ와 나누어 마셨다.
시드니에서 우리 가족이 3번이나 갔던 QVB 지하에 있는 Little Fish Shoppe 추천한다. 주로 먹었던 Gourmet Combo메뉴에는 큼직한 연어스테이크에 깔라마리 3 조각, 쭈꾸미 3 마리 그리고 볶음밥을 푸짐하게 포장해 준다. 도시락으로도 좋았다.
호주 여행 중에 한식을 한 번도 찾지 않은 우리는 귀국하자마자 공항에서 쿠팡잇츠로 김치찜을 주문하고 집에서 싹싹 비워먹었다.
[자기]
숙소 예산 314만원 / 실사용 금액 333만원
아고다에서 예약한 시드니 만트라센트럴을 후불결제로 했더니, 환율상승으로 예약했을 때 보다 19.4만원이 올라 강탈당한 기분이다.
퍼스의 숙소는 에어비앤비에서 예전에 살아서 익숙한 동네의 주택을 선택했고, 화장실이 1개여서 좀 불편했었지만 생활하기에 부족함이 없고 예전 추억을 되살리기에도 충분히 좋았다.
시드니의 만트라센트럴은, 오래된 세월의 흔적이 보이고 Queen침대가 2개 있는 방은 성인 3명이 쓰기에는 좁았고 취사도 여의치는 않았지만, 침대가 편하고 좋아서 휴식을 취하기에는 충분했고 결정적으로 Light Rail 1/2/3역과 모두 가까워서 주요 관광지를 쉽게 이용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교통비 예산 189만원 / 실사용 금액 141만원
퍼스에서는 주로 렌터카로 여기저기 추억의 장소를 돌아다녔다.
멀리는 란셀린 화이트샌드 듄즈를 거쳐 피나클스를 갔다 왔고,
가까운 장소는 프리맨틀, 카보샴, 힐러리스, 스카보로비치, 코테슬로비치 등을 다녀왔다.
시티는 시내주차장에 렌터카를 주차(일일주차비 한도고려)하고 무료인 CAT버스를 활용하였다.
시드니에서는 오팔카드로 여러 관광명소들을 시드니의 페리를 포함한 대중교통으로 전혀 불편함 없이 다녔다.
오팔카드 주간한도 본전을 꼭 뽑고야 말겠다는 각오로 마구마구 그어댔지만, 결국 남기고 돌아왔다.
나는 싱가포르/홍콩/호주에서 적지 않은 오른쪽 운전석의 경험이 있지만, 그래도 해외에서 좌측통행에는 부담이 있다. 하지만 퍼스는 살았던 곳이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가족들의 추억장소를 편하게 가기 위하여 렌터카를 부담을 가지고 선택했다.
렌터카 예약은 클룩을 통해서 대형 렌터카 업체인 Sixt와 계약하였다.
차종은 중소형차와 고급 SUV인 프라도(또는 동급)와 가격에서 큰 차이가 없어서, 프라도로 예약하고 기대했었는데, 한 등급 아래인 포튜너 새 차를 권해서 OK하고 받아왔다. 차가 커서 계속 부담스러웠다.
렌터카의 수령과 반납은 공항이 가장 비싸고, 시내가 저렴하다. 퍼스공항에 밤늦게 도착하기 때문에 수령은 시내에서 반납은 공항으로 했더니 편도 픽업 수수료 A$ 60이 추가되었다.
보험은 렌터카업체인 Sixt에서 제공하는 제3자 책임보험(TPL)은 자기부담금(Excess)이 없지만, 자차(LDW) 등 은 Excess 상당액이 있고, 클룩의 프로텍트 플러스를 가입하면 클룩과 계약한 보험사인 AXA가 Excess Free로 보장해 주는 구조이다.
가장 저렴하기는 하지만, 사고가 날 경우 일단 내가 Excess를 Sixt에 지불하고 그 비용을 AXA에서 보전받기 위하여 여러 가지 서류나 증빙이 필요해서 곤란한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우리나라는 교통법규 위반은 음주운전 등이 아니면 보험으로 보장이 되지만, 호주는 교통법규 위반(과속, 신호위반, 역주행, 중앙선 침범 등)으로 사고가 나면 보험사가 면책되는 구조라서 안전운전. 방어운전이 필수이다.
특히, 좌측통행에 따른 좌/우회전, 라운드어바웃 규칙, 작은 도로 바닥의 멈춤표시(실선라인) 및 주행 우선순위 등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아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또, 호주사람들은 주황불이 되면 당연하게 직진 차량이 멈춘다고 생각하고, 비보호 우회전을 하기 때문에 이것도 꼭 염두에 두어야 한다.
호주사람들이 교통신호를 잘 지키고 양보에 관대한 것이 혹시?, 혹시 사고가 발생할 경우의 막중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방어적인 행동이 아닐까?라는 이방인의 질투어린 의심을 해본다.
주차벌금(A$65)
로트네스트에 가기 위해서 프리맨틀 Shed B에 주차하였고, 다녀와서 주차비(A$ 12)를 결제하고 나서야, 앞 유리창에 붙어있는 주차딱지(A$65)를 발견하였다.
그 주차장은 선불이었다. 내 잘못이다.
벌금은 렌터카를 반납해야 해서 일단 내었지만, 벌금도 내고 주차비도 내는 것은 억울해서 Wilson Parking 관리회사에 어필을 제출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운전에 신경이 쓰여서인가? 나는 저녁 일찍 곯아떨어졌다. RJ는 “어빠는 놀러 와서도 9시면 잔다”고 핀잔을 주었다.
먄…
놀기 예산 143만원 / 실사용 금액 90만원
큰 예산절감은 시드니 헬리콥터투어를 하지 않은 것이다. 무서웠다.
퍼스에서는 로트네스트, 시드니에서는 블루마운틴 투어가 가장 큰 지출이다.
<로트네스트/퍼스>
로트네스트에서는 파리가 다했다.
도착하자마자 따라붙은 내 담당 파리 20마리가 쉬지않고 너무도 성실하게 계속 내 얼굴을 맴돌았다.
숨 쉬는데 코로 한 마리가 빨려 들어와서 재빨리 흥하고 내뱉었다.
말하며, 하품하며 한 두 마리 정도는 먹은 것 같다.
홉온/오프 버스와 일부는 도보로, 좋은 날씨에 멋진 경치와 예쁜 바다를 돌아다니며 멍 때리고 감상하고 싶었으나, 파리 때문에 예정보다 일찍 섬을 나섰다.
선착장에서 식당쪽으로 가면 쿼카가 마중나와 있다.
“쿼카는 귀여워도 쥐다. 생긴 걸로 차별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가 딸에게 한 핀잔 먹었다. 실제로 쿼카는 캥거루과라고 하고 엄청 귀엽게 생기기는 했다.
먄…
<힐러리스/퍼스>
힐러리스는 요트 정박장이 있는 마리나다.
이 마리나를 방파제 삼아 해변을 감싸안아 물놀이하기 좋게 만들어 둔 장소인데 가족들과 함께 스카보로비치 등과 묶어서 하루정도 먹고 놀다가기 좋은 곳이다.
제일 싼 중고 요트 매물이 A$ 70,000 정도이다.
<카보샴동물원/퍼스>
페더데일보다 규모도 크고 훨씬 더 많은 캥거루들이 여기저기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느낌이다.
Farm Show에서 양털깍기 시범이 가장 재미있었다. 큰 양이 애기 양이 되어서 나왔다.
코알라 옆에서 사진찍기는 무료였는데, 담당직원은 매너 손목 꺾기 없이 큰 키에서 우리를 내리누르며 찍어주었다.
<오페라하우스/하버브리지>
너무 유명해서 흔해져 버린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이지만, 시린이인 우리는 그 주위에서만 맴돌았다.
덜 흔한 포인트 하나는 오페라하우스의 멋진 3차원 곡선의 외장재가 작은 세라믹 타일이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아주 흥미로웠다.
오페라 바는 실제로는 오페라하우스에서 한 단어씩 따와서 바깥쪽은 "오페라 바" 안쪽은 "하우스 캔틴"으로 나뉘어 있다. "오페라 바"가 자리잡기 더 힘들었지만, 하우스 캔틴도 나쁘지 않다. 어차피 운영회사는 같다.
<Coastal Walk/시드니>
또 너무 유명하고 꼭 해보고 싶었던 Coastal Walk를 했다.
직접 물에 들어가 본 비치는, Coogee, Gordon’s Bay, Clovelly, Bondi인데 가장 좋았던 곳은 Clovelly이다.
Clovelly는 좁고 긴 Bay인데 자연이 만든 바다 수영장이다. 파도가 높지 않고 폭이 좁아 안전하게 수영하기에 좋았고, 물고기가 많아 스노클링에도 딱이다.
수영하다가 아들과 나는 문어를 보았다. 건드리기에는 너무 험상궂게 생겨 눈으로만 보았다.
오후 4시경 Bondi비치에서 돌아가는 버스가 만원이어서 몇 대를 그냥 보낸 후, 겨우 탑승하여 돌아왔다.
강력하게 추천한다.
<기타>
한 공간을 상당시간이 흐른후에, 함께 공유했던 가족들과 다시 찾아보는 재미와 의미가 쏠쏠하다.
10년 전 퍼스 살 때, 이쁜 백야드에 야외 디너테이블 세트와 BBQ장비까지 완비하고 있었는데 거의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퍼스여행 7일중에 4일을 BBQ를 했다. 있는데 안하는 것은 흔해서이고, 없어서 못하는 것은 귀하다.
비오는 날은 하루를 손해 본 기분이다. 많이 아깝다.
카툼바 올드뱅크 펍의 맥주와 분위기가 맛있었다.
블루마운틴 별빛 투어를 갔다가 23:30분에 시드니로 돌아왔다. 구글맵은 도보 12분 Light Rail 16분이라는데, 굳이 Light Rail이 안전하다고 생각해서 선택했다. 그런데 피어몬트 역까지 가는 길과 지하 1층 역에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잔뜩 긴장했었다.
아들이 다녔던 공영 수영장에서 아들, 딸과 수영대결을 했다. 아들은 그렇타 치고 자칭 "초보반 고인물" 딸에게도 져버렸다.
아들이 저녁에 맥주 2캔만 마시라고 해서 알았다고 했는데, 아들이 샤워하러 간 사이에 와인 반 컵을 더 마시다 들켜버렸다. 와인병에서 남은 양을 보고 갔다고 한다. 부끄럽다. 먄.
East Fremantle의 돔까페에서 보는 석양이 예쁘다.
Sixt에 트레블월렛으로 지불했던 보증금(A$ 300)은 렌트카 반납 5일 후에 다시 입금되었다.
아들의 군생활에 조금이라도 즐거운 상상거리를 제공하고자 약속했던 호주 가족여행은 이렇게 끝이 났다.
아들은 시크하게 와서는 여행하는 내내 귀여움을 담당해주었고, 또 어떤 때는 예상치 못한 과감한 시도로 가족들을 즐겁고 유쾌하게 해주었다.
딸은 직딩이라 다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퍼스 추억여행 1주일에 참여해서 가족들의 추억을 돋게 만들어주었고, 또한 고맙게도 자기 몫의 비용을 흔쾌히 부담해 주었다.
RJ는 와중에 또 여전하다. 비행기 출발시간을 출발전날에서야 물어본다.
또 이런 긴 가족여행을 갈 수 있을까?
또 기대하며 아이들의 빈틈을 노려, 계획을 세우고 들이밀어 보아야겠다.
마지막으로 시도때도 없이 들이대는 나의 카메라를 잘 받아준 가족들에게 감사한다.
-사과요정-
<개인기록공간-가족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