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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작 김미희 Jan 01. 2020

(폰카, 시가 되다 2)
제주 여인의 명품백

-심심海에서 건져 올린 시, 사진 찍고 쓰는 시, 국민 누구나 시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우리 어머니는 제주 해녀였습니다. 저도 제주에 계속 살았더라면 물질을 했을 것입니다. 상군(깊은 바다에서 해산물을 캐는)이 될 소질이 다분했으니까요. 육지로 나와 사는 바람에 글을 쓰는 작가가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바다밭을 일궜듯 저는 글밭을 일구며 살고 있지요. 제주 어느 카페 화장실 앞에 걸린 이 미니 태왁을 보았습니다. 태왁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되지 않을 가치를 담습니다. 생명을 담보로 거둔 열매를 잠시 담아두는 가방입니다. 명품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요.  


[빛그림시 2]


해녀의 명품백


                           김미희


해녀가 일터에 메고 가는 명품백

생명이 팔딱이며 머무는 곳

생명을 살게 하는 곳간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도 명품



*더 많은 에세이 시는 <폰카. 시가 되다>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폰카, 시가 되다>김미희, 휴머니스트,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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