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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진 Jul 31. 2018

보편적이지 않지만 사랑스러운

영화 '매기스 플랜'을 보고 

아이는 가지고 싶지만 결혼은 원치 않는 여자 주인공 매기.


그녀는 특별한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바로 동창의 정자를 받아 인공수정을 통해 아이만 임신해 키우는 계획이다. 


영화 속에서 그녀는 이 계획을 그녀의 친한 남자 사람 친구에게 말하고, 

그녀의 계획을 들은 남자 사람 친구는 경악했다. 


하지만 나는 "오..? 결혼을 원치 않지만 정말 아이만을 원한다면.. 괜찮지 않나?"라고 생각했다. 


사실 영화의 이야기는 인공수정에 성공해서 혼자 씩씩하게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매기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은 아니다. 인공수정을 결정하고 시도했지만, 그 과정에 마음이 통하는 남자 주인공 존을 만나게 되고. 그 이후 벌어지는 예상치 못한 결혼생활과 그 이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매기와 존이 만나게 된 계기는 바로 '소설'이었는데, 유부남인 존은 자신이 원하는 소설을 쓰지만 부인이나 주위에 인정을 받지 못했고 매기가 자신의 소설을 읽어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시간이 차츰 쌓이게 되면서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다. 


매기와 존이 결혼하게 되면서 매기의 원래 계획이었던 " 혼자 아이 낳아 기르기"는 무산된다.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매기의 계획은 새롭게 다시 생겨난다. 


매기와 존의 결혼생활은 처음 시작과는 다르게 아주 현실적인 부부의 모습을 보여준다. 


처음에 둘이 사랑하던 기간의 로맨틱함은 사라지고 매기는 온전히 존과 존의 아이들을 케어하는데 자신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 시간 속에서 매기는 조금씩 본인이 원하는 결혼과는 다른 생활에 지쳐가게 된다. 


그러다 존의 전부인 조젯을 만나게 되고 그녀에게 다시 존을 되돌려주는 두 번째 계획을 세우게 된다. 


사실 혼자 아기를 낳아 키우는 매기의 첫 번째 계획은 보면서 자연스럽게 수긍이 되었고 공감되고 귀여운 계획이라고 생각했지만, 자신의 남편을 전부인에게 다시 되돌려주는(반품?) 매기의 두 번째 계획은 좀 여러 가지 면에서 놀라웠다. 


우선 남편의 전부인을 보고 다른 여타의 감정을 섞지 않고 그 사람 자체의 매력을 알아보고 감탄할 수 있는 게 참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고. 


어쨌든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네 환경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선택과 그 선택의 파장이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지에 대한 걱정 없이 자신의 원하고, 결국엔 모두에게 해피엔딩이 될 수 있는 용감한 선택을 결국 해낸다는 점이 한편으로는 대단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선택과 행동은 이상하게 바라보는 경향이 심하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나 역시 내 상식 선에서 벗어나는 타인의 선택을 약간은 비웃거나 속으로 무시하지 않아왔나 반성이 되었다. 


나라면 하지 못했을 선택들을 때로는 사랑스럽게 여겨주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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