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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틀루이스 Aug 16. 2021

비굴하게 굴면 잡아먹힘 당할 것이다.

인간은 완벽하게 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깨달음이었습니다.



거짓 친절

저는 평생 가족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도, 직장에서도 친절하고 상냥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저의 기분이 좋지 못할 때에도 ‘친절해야만 한다.’는 절대규칙 아래 저의 감정일랑 짓눌러 버리고, 저의 진심을 가린 채 비굴하게 굴었습니다.

(건강한 마음가짐으로 친절을 베푸는 것과, 비굴하게 구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음을 인지하고 이 글을 읽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제가 그렇게 살아왔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의도적으로, 스스로를 강제하면서 비굴하게 굴어왔다는 것은 ‘어제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인간은 나약하게 구는 상대를 지속적으로
‘집어삼키려(이용하려)’ 든다는 것입니다.


(내게 맞춰주는 사람, 내 감정을 건드리지 않고 나를 추켜 세워주며, 내게 칭찬일색인 사람처럼 편한 존재는 없습니다. 엄마도 그렇게 까지는 하지 못합니다. 주변에 그런 존재가 있다면, 우리는 그런 존재를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지속적으로, 또는 영원토록 내게 맞춰주고 나의 내면을 채워주기를 바라지요.)






스스로 자처한 학대

제가 가족, 사회, 대인관계에서 비굴하게 굴면서 직접 경험해본바, 단 한 사람도 빼놓지 않고 제가 만든 비굴함의 수렁에 빠져 들어왔습니다. 그건 상냥한 성격의 사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만들어낸 관계는 저의 진심이 반영된 관계가 아니라, ‘비굴한’ 관계였고, 친절한 사람 또한 저의 비굴함에 맞춰 비굴하게 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에게 상냥하게 굴었던 사람도 저와 비슷하게 자신의 진심을, 저를 향해 일어나는 불만, 짜증, 분노를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위와 반대로 제가 만든 비굴한 문화를 즐겼던 사람들은 걸핏하면 제게 거친 농담을 던지고,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부탁하고, 때로는 소화하지 못한 자기감정을 제게 쏟아놓곤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문제들의 책임이 그들에게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그들로 하여금 저를 ‘이용하도록’ 부추겼으니까요.


비굴한 문화로 인한 저의 대인관계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뉘었습니다. 제게 맞춰 비슷하게 친절하고 상냥하게 구는 사람들, 그리고 저를 이용하는 사람들이었지요. 이 두 관계는 바람직한 관계라고 할 수 없습니다. 서로 관계가 깊어지지 못하고, 성장하지도 못하는 관계이지요. 특히나 두 번째 관계는 제가 오랫동안 버티지를 못하니 짧게 끝났고, 첫 번째 관계 또한 누군가가 자신의 본심을 드러내는 순간 게임이 끝나버리고 관계도 끝나버리고 말았지요.


가족, 연인이라고 다를 게 없습니다. 저의 가까운 관계 안에는 제가 비굴하게 굴면 저를 잡아먹을 듯이 밀어붙이는 사람도 있고, 제가 비굴하게 굴면 똑같이 비굴해져서 저를 걱정하느라 잠을 못자는 사람도 있습니다.



진심 꺼내기

그래서 저는 비굴하게 굴지 않으려 합니다. 의도적으로 상대를 추켜 세워주며, 칭찬일색에, 저의 감정은 숨기고 상대에게 맞춰주는 짓은 이제 그만두려 합니다. 상대가 가족, 또는 연인이라고 할 지라도요.


대신에 저의 진심을 전하려 합니다. 제가 느끼는 바, 생각하는 바, 믿는 바를 말하고, 그들과 주고받으면서 거짓과 기만이 아닌 진심의 관계를 세워 나가려 합니다. 이것은 분명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인내도 필요할 것입니다. 때로는 분쟁이나 다툼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길이 저는 백배 낫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러분에게도 비굴함을 집어 던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 당장은 비굴해지는 것이 편할 수 있습니다. 한 번만 비굴하면 상황은 넘어가지니까요.


하지만 그 일을 평생 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그 인생이 도대체 누구의 인생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메인이미지 - Pixabay로부터 입수된 mohamed Hassan님의 이미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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