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정말 살기 좋은 곳입니다.

by 지놀 LittlePlanet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 외국에서 장기간 거주하는 것이 그 자체로 아주 낭만적일 줄 알았다. 하지만 발리에서 2달 정도 지내보니 깨달았다. 여행과 일상은 완전히 다르다는걸. 여행은 짜릿하고 즐겁고 새로운 경험이 많은 게 좋지만, 일상 생활에서는 그저 불편함이 없는 것이 최고다. 깨끗한 물 나오고, 창문에 방충망 잘 달려 있고, 주변에 걸어다닐 수 있는 인도 보행길이 잘 되어 있고... 등등.


그리고 현재 내가 거주하고 있는 숙소는 방금 언급한 이 3가지가 갖춰져 있지 않다.


화장실이나 주방에서 물을 틀면 냄새가 난다. 쇠 냄새라고 하나...? 여튼 한국에서는 맡아본 적 없는 냄새다. 양치할 때 입에 넣으면 맛이 좀 이상하고 짠 느낌이다. 당연히 맛있게 짭짤한 느낌이 아니다. 뭔가 느낌이 쌔한 그런 맛. (지금은 아예 생수로만 양치를 하여 수돗물을 입에 안 넣은지도 꽤 되었다) 때문에 샤워를 한 이후에는, 바가지에 생수를 담아서 한 번 더 몸을 헹궈낸다. 찝찝해서 이 숙소에 오래는 못 살고, 한 달 내로 다른 숙소로 옮길 예정이다.


창문에는 방충망이 없다. 이건 그냥 기본값인 듯 하다. 내가 본 발리의 그 어떤 숙소도 방충망이 없었다.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하고 싶으면 자연(=벌레, 모기) 함께 어우러질 각오는 해야 한다. 벌레가 잘 활동하지 않는다고 알려진(챗 지피티 피셜) 아침 8시에 잠깐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는 것이 전부다. 덕분에 창문을 닫고 살아도 사는 데 아주 큰 지장은 없구나 하는 깨달음도 얻어간다.


숙소 주변에는 인도 보행길이 없다. 그냥 좁은 도로가 하나 있고, 오토바이가 씽씽 달린다. 사람이 걸어다니려면 그 도로위에서 오토바이를 요령껏 피해다녀야 한다. 오토바이 타고 다닐 때에는 몰랐는데, 최근에 오토바이가 방전되어서 근처 마트까지 걸어나가 보니, 불편함이 절절히 느껴진다.


그렇다고 발리에서 사는 것에 불만족한다는 의미는 또 아니다. 여전히 배달 시켜먹는 음식들이 맛있고, 맑은 하늘이 좋고, 발리 특유의 분위기가 좋으니까.


오늘 글의 결론은 불편한 점은 있지만 잘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은 정말 살기 좋은 곳입니다. 정도로 마무리 될 것 같다. 애국심이 솟아나는 오후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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