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e is the best
8세 9월,
자기주도학습을 시켜보기로 결정했다.
어떻게 하는 건지 책도 읽어보고
공부의 목표도 정했다.
그다음엔? 뭐부터 시작해야 하지?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에 대한
나의 기준은 사실 명확했다
Simple is the Best
워킹맘이라 친정엄마에게 육아를 의존했다.
교육까지 의존할 수는 없다..
즉, 아이는 스스로 할 일을 챙겨서 해야 한다.
그러니 너무 많아도 안되고, 복잡해도 안된다.
무조건 간단해야 한다.
간단함이라는 명료한 기준 하에
우리 집에서 진행한 학습의 종류는
수학, 영어, 글쓰기, 독서였다.
네 가지 종류는 꾸준한 습관으로
오랜 기간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선택했다.
그리고 독서와 영어에 관련된 습관은
이미 어느 정도 자리 잡혀있기에
수학과 글쓰기만 살포시 추가했다.
각각의 과목은 다음과 같이 진행했다.
1. 수학(연산): 연산문제집 2페이지
2. 영어: 영어영상 1시간,
영어책(잠자리에서 엄마가 읽어주기)
3. 글쓰기: 동시 필사 (쓰고 싶은 만큼. 1-2줄도 OK)
4. 독서: 한글책 1권 이상 읽기
쓰고 보니 참 많다.
앞서 말했듯이 영어와 독서는 이미 습관이
자리 잡혀있고 해오던 것이기에
수학과 글쓰기만 추가하였고,
양은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정했다.
수학 연산은 아주 간단해서 친정엄마도 충분히
채점해주실 수 있었다.
문제집 또한 페이지당 문제수가
많지 않은 것으로 골랐다.
글쓰기는 동시필사 책을 한 권 사서 시작했다.
이미 읽기는 자유롭고 쓰기도 어느 정도
하는 아이였다.
쓴다는 행위 자체에 익숙해지게 하기 위해
하루에 한 줄이든 두 줄이든 쓰기를 시켰다.
동시필사의 좋은 점은 어여쁜 순우리말 표현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재밌는 표현이 있으면 아이는 며칠 동안
그 표현을 대화 중에 쓰면서 재밌어했다.
내가 하는 일은 두 가지였다.
첫째, 퇴근 후에 아이가 해놓은 것을
영혼을 갈아 넣어서 칭찬하는 일.
둘째, 영어책 읽어주기
다른 것까지 하라고 하면 백기를 들었을 것이다.
친정엄마는 채점하고 한글책 읽어주기,
영어영상 틀어주기만 하면 되니 간단하고,
아이는 기존에 하던 것에서 수학, 글쓰기만
부담스럽지 않은 양을 추가해서 간단하고,
나는 칭찬, 영어책 읽기만 해 주면 되니
간단했다.
그렇다. 간단해야 한다.
간단한 게 최고라는 생각으로
모두가 부담스럽지 않게 시작을 했고,
그것은 복잡한 것보다 훨씬 습관으로
자리 잡히기 쉬웠다.
나도 영어책 집중듣기, 사고력 수학,
눈이 휘둥그레질만한 독후활동,
함께 신문 읽고 이야기 나눠보기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싶다.
그렇지만 그건 너무 부담된다.
부담되면 시작을 못하는 성격이다.
집에 들어와서 게으르고 싶은 워킹맘은
무조건 쉽고 간단해야 한다.
아이도 간단해야 학습습관이 자리 잡힌다.
나의 자기주도학습 여정은 이렇게
간단함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시작이 어려운 건 이상이 높기 때문이다.
명심하자.
Simple is the 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