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여행의 정수, 예스진지 그리고 훠거
대만의 둘째 날 ...
대만여행의 정수, 예스진지 그리고 훠거
TV의 대만 여행 프로그램을 보면 꼭 들르는 장소, 예스진지.
예스진지는 예류, 스펀, 진과스, 지우펀의 약자이다.
개인적으로 돌아다니기가 쉽지 않은
이동 거리이기 때문에 대부분 택시투어나 버스투어를 이용하는데,
우리는 버스투어를 한국에서 미리 신청해 놓아서 저렴한 가격으로 꽉 차고 알찬 여행을 할 수 있었다.
호텔에서 타이페이 메인역까지 아들의 가이드에 따라 갔는데 이번 여행에서 아들은 가이드와 총무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 냈다.
어린 아이로만 생각하고 덜렁거려 걱정했었는데
그 동안 많이 자랐음을 또 한번 느꼈다.
타이페이 메인역 M3 앞으로 가니 수없이 많은 버스와 택시들이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년의 반이 비가 온다는 대만에서
오늘 같이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에
예스진지를 가는 것은 큰 행운이라고 한다.
타이페이에서 한 시간을 달려 도착한
예류 지질공원.
바람에 의한 침식작용으로 바위의 머리부분은
벌집 모양이고 목 부분은 침식의 차이에 따라 굵기가 달라져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보기드문
바다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바위의 모양에 따라 여왕머리, 아이스크림, 하트 등 다양한 이름들이 붙여져 있는데, 특히 인기있는 여왕머리는 사진을 찍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만 보더라도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목이 엄청 가늘어져 10년 이내에 부러진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더 집착하는지도 모르겠다.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 그리고 특이한 바위들이 연출하는 장면들이 장관이었다.
제주의 바다 풍경과 닮아있는 듯 했지만
더 아름다워보인다. 아마 여행에서 본 바다여서 그런 것 같다.
이 곳에도 작은 음식 가게들이 모여있는 곳이 있었는데 여러 음식 중에서 게튀김만 한국어로 적혀있었다.
아마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사 먹어 보았는데 역시 맛있다.
길을 걸으면서 1개씩 먹어보는 음식들이
제법 맛이 좋다.
두번째는 스펀이다.
먼저, 스펀 폭포를 보러 갔다. 생각보다 폭포는 웅장했고 더위를 식히기에 충분히 시원했다.
스펀에서는 꼭 해 봐야하는 것이 있는데
천등 날리기와 닭날개 볶음밥.
작은 기차가 지나가는 마을.
작은 철로 위에 사람들이 모여 천등 날리기를 하는 모습과 저 멀리 날아가는 천등의 모습이 볼만하다.
천등은 색깔에 따라 소원의 종류가 달라지는데 우리는 빨간, 보라, 하얀, 노란색을 골랐다.
빨간색은 건강, 보라색은 학업/시험, 하얀은 미래, 노란색은 돈을 의미한다.
우리는 붓으로 열심히 소원을 적었다.
천등 날리기는 여행 중 가장 큰 웃음을 준
즐거운 경험이었는데 천등 날리는 방법과
사진을 찍어주는 직원이 너무 웃겨서였다.
직원이 한 말은 별거 없었다. ‘엄마, 아빠, 아들, 내려, 올려, 돌려, 아니야.’ 이 정도였는데
무심한 표정으로 말과 제스춰를 하는 것이
큰 웃음을 주었다.
불을 뿜어내며 날아오르는 천등을 보면서
바라는 소원들이 다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차가 지나갈거라는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면 천등을 날리기 위해 철로에 있던 사람들이
후다닥 뛰어나가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 곳에서 줄 서서 먹은 닭날개 볶음밥은
닭날개 안에 볶음밥이 들어있는데
오븐에 구운 닭날개를 숯불에 다시 구워서인지
꽤 맛이 좋았다.
날이 흐려지기 시작하더니 빗방울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어쩌면 깊은 산 속이어서 날씨가 흐려졌나 싶기도 했다.
오늘 대만은 비 소식이 없었는데….
스펀에서 또 1시간을 달려 도착한 진과스.
날씨는 더 안 좋아졌다.
진과스는 아홉식구라는 뜻이라고 한다.
아홉식구만 살았던 산속 마을이었는데,
어느 날 황금이 발견되면서부터 그들의 삶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황금을 캐야 하니
광부가 생겼고 그래서 이 곳에 꼭 먹어보아야 하는 음식이 광부도시락이다.
그리고 그 많은 돈을 사용하기 위한 술집과 유흥가가 생기기 시작했는데 그 장소가 바로 인근의 지우펀이다.
최근에는 술집들이 거의 없어졌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듣지 못했다. 아마 돈을 너무 유흥에만 흥청망청 사용해서 그런 건 아닌지 추측해 본다. 진과스에서는 비 때문에 광부도시락을 먹고 휴게실처럼 생긴 공간에서 쉬기만 했다.
잠시 화장실을 가는 길에 보이던 건물과 골목들에서 이국적인 느낌을 받았고
비가 오지 않았다면 저녁 어스름한 시간에
어슬렁 걸으며많이 행복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자, 이제 마지막 장소인 지우펀이다.
좁은 골목 사이에 수없이 많은 가게들이
늘어서 있고 명동 거리처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겹겹이 쌓여 걸어가는 모습이 새삼 색다르다.
그리고 이 곳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이기도 하단다.
야경과 함께 보이는 홍등의 풍경은 대만의 이국적인 모습을 보여주기에 충분했고
그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우리는 몇 장의
멋진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골목을 들어서면서 전해 온 역한 냄새.
그 이름만 듣던 취두부의 냄새란다.
저런 냄새가 나는 음식을 어떻게 먹을 수 있지? 하고 생각하다보니 우리나라의 청국장 냄새도 외국사람들에게는 이런 냄새로 생각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니 이해가 되었다.
꼬불꼬불 골목에서 버스투어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장소를 찾아 헤매기도 하고 약속 시간을
1시간 짧게 알고 있어서 뛰다시피 골목을
전전했던 것은 잊지 못할 또 하나의 추억이
될 것이다.
이 곳에서 펑리수, 누가크래커를 사고
대만고산차도 구입했다.
땅콩 아이스크림도 사 먹고 이름모를 길쭉한
빵도 먹어봤다.
지우펀에서 버스가 있는 장소까지 가는 길도 색달랐다. 좁은 골목에 연결되어 있는 끝없는 계단을 내려와야 했는데 어두운 계단을 조심조심 내려오면서 무섭기도 했지만
이런 계단들을 오르내리며 살았던 아니면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환경이라는 것이 삶의 질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생각도 하고.
그렇게 또 1시간을 달려 타이페이로 돌아왔다.
오늘 우리의 저녁은 대만, 아니 중국의 대표음식이라고 해야 하나? 훠거.
호텔에서 도보로 가능한 시먼딩에 있는 마라훠거에서 먹기로 했는데 예약하지 않고 갔더니 새벽 1시까지 기다려야 한단다.
이럴수가… 훠거를 먹어보지 못하는 걸까 하고 둘러보는데 또 다른 훠거 전문점이 보인다.
더 깔끔하고 중간에 패왕별희처럼 꾸민 사람이 나와서 춤추는 공연도 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야채 육수와 매운 육수에 대만 돼지고기 목심과 안심 등을 넣어 먹는 것이 우리나라 샤브샤브와 비슷하지만 색다른 맛이었다.
훠거의 매운 육수 때문인지 대부분의
훠거 식당에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이
제공되고 있었다.
대만 음식 중 잘 못 먹는 음식이 있을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우리는 무엇이든 잘 먹은 것 같다.
시먼딩은 젊음의 거리다. 우리나라 명동보다 더 사람들이 많고 화려했다.
거리 공연들도 하고 있었고...
둘째 날 여행은 피곤했지만 즐겁고 알찼다.
내일은 늦잠을 자고 여유롭게 몇 군데만 돌아다니기로 했다.
날씨가 좋고 비도 오지 않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