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잘 챙겨먹고 있지?

엄마의 존재 이유

by 작은우주인 김은주

친정엄마께 전화를 드리면 늘 하시는 말씀이 있다.

"밥은 잘 챙겨먹고 있지?

먹는 건 아끼지 말고 잘 해 먹어라."


오랜만에 친정집을 가면 농사를 짓는 것도 아닌데,

고추가루며 말린 시래기며

이것저것 가지고 가라고 자꾸 내미신다.

그 마음을 알면서도

자꾸 말씀하시면 짜증스런 거절을 하게 된다.


갓 결혼한 새댁도 아니고,

결혼한 지 20년도 훌쩍 넘은 나는

음식을 제대로 못한다는 말씀처럼 들려서

억울하기까지 하다.

나 스스로는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리고 자식 주시려고 준비하시는 것이

힘드신 걸 아니까 안 하셨으면 좋겠고.


그런데 책 <아주 보통의 행복>을 읽다가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어머니는 평생을 "밥 먹었니?"라고 물으신다.

끼니를 걱정해야 할 형편은 이미 넘어섰고,

자식 역시 자녀를 둔 성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데도 그 질문을 쉬지 않는다.

자신의 존재 이유가 그 질문이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은 해 보지 못했다.

그냥 늘 반복하는 잔소리라고만 생각했다.

엄마에게 '밥 먹었니?'는 엄마의 존재 이유구나.

그냥 반복적인 잔소리가 아니라

정말 큰 의미였구나.


앞으로는 엄마의 "밥 잘 챙겨 먹어."라는

말씀에 "예, 그럴게요."라고 매번 다정하게 대답해야겠다.

친정에서 싸 주시는 한 보따리 이것저것들을

기분좋게 감사하게 받아와야겠다.


생각해 보니 나도 기숙사에 있는 아들에게

전화나 카톡으로 늘 얘기하고 있었네.

"잘 챙겨먹고 있지?"

"끼니 거르지 말고 잘 챙겨 먹어~"


아주보통의행복.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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