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나이는 들먹이지 말자
자꾸 나이를 들먹이게 된다.
나이들면, 나이를 먹으니... 등으로
첫 문장을 시작할 때가 많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뒷 문장이 부정적인 것보다는
긍정적인 것이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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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렇게 심각할 필요 없어>에서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물론 감각도 무뎌지고 체력도 떨어졌다.
당연하다. 난 인생의 황혼기에 서 있고
조금 있으면 지하철도 공짜로 탈 수 있다.
하지만 서글프거나 부끄럽기보다 오히려 기특하다.
지금껏 살아 버텨낸 것, 여전히 수시로 잘 웃는 것,
그리고 손주가 존경하는 할머니가 아니라
손주에게 귀여운 할머니가 되는 새로운 목표가 생겨
행복해하는 나의 철없음도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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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드는 것도 받아들이기에 따라
서글픔 보다는 즐거움일 수 있겠다 싶다.
살아온 점수가 각기 다르겠지만,
여기까지 왔고, 또 앞으로 가야 할 길들을
멈춤 없이 잘 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특한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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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산책길을 걸었다.
지난 주말만 해도 풍성했던 벚꽃들이 봄비 오듯 떨어져
나무는 연초록빛을 띄고 있었다.
꽃이 피어있는 기간이 참 짧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꼭 우리의 인생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청춘은 짧고 힘겨운 숨 몇 번 쉬면 저 만치 멀어져 있고,
고개 들어 보면 벌써 꽃잎이 떨어져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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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꽃잎 떨어진 나무도 충분히 예쁘고 사랑스럽다.
화려한 꽃잎은 없지만 은은한 향기가 뿜어져 나올 것 같은
옅은 푸르름이 어쩌면 더 예쁜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나이는 들먹이지 말자.
우리는 어떤 나이에서든 충분히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