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랫동안 회사생활을 했고,
지금도 작가로, 디자이너로
이름을 사용할 일이 가끔 있기 때문에
이름이 불리는 것에 대한 갈망은 없다.
그리고 고맙게도,
우리 아들 휴대폰의 내 번호 저장 이름은
'사랑하는 은주씨'이고
시어머님께 전화를 드리면 "은주씨" 하고
반갑게 받아주신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우리 엄마 이름은
가끔 은행으로 용돈을 송금해 드리면서
받는 사람의 이름이 맞는 지 확인할 때,
그 때만 한번씩 봤던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엄마의 이름을
누군가 불러주었던 기억은 거의 없다.
아마 전업주부로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로만
살아오셨기 때문일 것이다.
말로 이름을 부르기는 쑥스러우니까
문자로 안부 전할 때 가끔씩은 이름을
불러드려야지.
아마 놀라실테지만 자주 불러드리면
차츰 익숙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