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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미: 첫째 담당. 2018년 6월 생 여아. 두 돌이 되기 전까지 비행기를 스무 번쯤 타본 행운아(?). 세 살 때까지는 부모와 양가 조부모님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행복한 성장기를 보냄. 갑작스럽게 등장한 동생의 존재 + 격변의 네 살 맞이로 인생 최대의 시련을 겪으며 올 한 해를 겨우 마무리하는 중. 2022년 5살 기념 유치원 등원 예정
또미: 둘째 및 막내(반드시!) 담당. 2020년 11월 생 남아. 엄마와 신체의 일부라도 붙어 있어야 낮잠이든 밤잠이든 잘 수 있고 놀 때도 엄마가 본인의 시야에 들어와야 함. 구강기는 도대체 언제 끝나는 건지. '또미야 너는 염소가 아니야!' 아무리 외쳐도 누나 색종이, 책, 스케치북 등 종이류는 모두 물어뜯음. 플라스틱 장난감도 당연히 입으로. 아직 걷지는 못하지만 기동력이 증가하여 엄마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중. 오늘은 누나의 2층 침대에서도 떨어졌다 - 다행히 이불과 베개 위로. 참, 아기 중에서도 많이 우는 편.
남편: 남친이에서 남편이가 되더니 아빠가 되었다! 신혼일기 때 까지는 유일한 아군이라 굳게 믿음. 아이를 낳고 보니 적군이었다가 남의 편이었다가 요즘 피아식별이 잘 안 되는 중. 다혈질이고 감정의 기복이 심한 나에 비해 감정상태가 비교적 평온한 편이라 참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알고 보면 '생각 자체가' 별로 없는 것 같기도. 다행히 아직까지는 내 눈에 셋 중 가장 귀엽다는 함정.
꼬미의 말에 따르면 '반짝반짝 빛나는 작고 예쁜 별'에서 꼬미와 또미가 천사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고 있었는데, 지구별에 있는 엄마 아빠가 심심해 보여서 엄마 품속으로 쏙 들어오기로 했단다. 꼬미가 혼자 오려다가 생각해보니 또미를 데려가는 편이 나을 것 같아서 또미도 같이 가자고 했다고. 꼬미가 먼저 가서 지구별이 어떤 곳인지 알아보고 난 다음에 또미를 부르기로 했다고 한다. 문제는, 아직 또미가 올 때가 아니었는데 성격 급한 또미가 '나 올래!' 하고 내려왔다는. (꼬미가 아직 'ㄹ' 발음이 안 되는 중이라 실제로 그녀의 목소리로 -나 올래-를 들으면 정말 웃긴다.)
또미는 인생 초반에 고생을 좀 했다.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엄마가 누나 따라다니느라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결국 또미가 일찍 나왔다. 그리고 여차 저차 한 사정으로 태어난 지 48시간이 안 되어 구급차를 타고 신생아 중환자실에 다녀와야 했다. 문제는 그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 수가 처음으로 네 자리를 기록한 시기여서 또미가 나올 때도, 대학병원에 갈 때도 기타 등등 어려움이 많았다. 하루에 스무 번씩 토하던 시절도 꽤 오래 겪었고, 첫 번째 생일이 되기 전까지 중이염도 세 차례나 앓고, 누나의 공습으로 고달픈 일도 많았지만, 다행히 씩씩하게 잘 자라 장난꾸러기 대표선수가 되었다. 2022년엔 아파트 단지 내 가정 어린이집에 하루 두 시간이라도 꼭 보내고 싶은데! 영유아가 많은 동네라 가능할지 아직 알 수가 없다. 현재는 '엄마'와 '까까까까' '꼬꼬꼬꼬' 등의 소리만 낼 수 있다.
둘째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던 날 남편의 동공은 심하게 흔들렸다. 그럴 리 없다며 다시 검사해보자는 말만 반복하더니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데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둘째가 조산아로 태어나고 병원 갈 일이 많아지자, 아이들을 키우는 데 지금은 홍콩으로 들어가서는 안 되겠다고 (혼자) 결론을 내리고는 필사적으로 서울 이직을 알아보았다. 역시 의지의 남자♥ 성공적으로 해 내었다. 요즘은 광화문으로 출퇴근을 하는데 - 퇴근을 하긴 하는 거니? - 서울에 있는 건 좋지만 나에게 독박 육아를 선물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