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토크쇼로 진짜 말하기 영어 좀 익혀 볼까나

말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

by 이보라



삶이 버거울 때 마음을 가벼이 해주는 것 세 가지가 있다.


프라이드 치킨, 플랫화이트, 그리고 웃긴 거.


프라이드 치킨는 맥주를 더 마시고 싶게 만들고, 플랫화이트는 커피를 더 마시고 싶게 만들지만, 웃긴 건 그거 하나로 족하다. 보면서 낄낄거리고 웃고 나면, 나를 괴롭히던 문제가 혼자 심심하다고 구석에 찌그러져 있는 걸 볼 수 있다.


TV를 켤 필요조차 없다. 손가락으로 유튜브 앱만 톡 쳐서 열기만 하면 된다. 선택권도 많다. 지미 팰런, 지미 키멜, 스티븐 콜베르, 엘렌 드제너러스, 데이비드 레터맨, 코난 오브라이언 등. 각자의 색채가 있고 각자의 말투가 있다.


전체를 다 볼 필요도 없다. 집중력이 심각하게 저하된 현대인을 위해 에피소드를 여러 장면으로 쪼개서 짧은 형상으로 골라볼 수도 있다.


게스트도 다양하다. 영화배우도 나오고, 가수도 나오고, 운동선수도 나온다. 유명하다고 하는데 처음 보는 사람도 있지만 아무렴 좋다. 말 많고 웃기기만 하면 된다.


어떤 사람은 말이 많은데 웃기고, 어떤 사람은 말만 많다.


어떤 편은 웃기고, 어떤 편은 덜 웃기다.


자막이 있는 경우보다는 없는 경우가 훨씬 많았기 때문에 놓치는 게 있을 수는 있었지만, 충분히 재미있었고 충분히 유용했다.


'유익'한 건 모르겠다. 하지만 영어 표현을 줍기엔 충분히 유용했다. 자기 작품 홍보에 바쁜 게스트들의 말 속에서 사회생활에서 써먹을 만한 자기 자랑 표현도 주울 수 있었고, 성공기를 설파하는 말 속에서 의외의 사회생활 생존 비법을 얻을 수도 있었다.


이불 속에서 낄낄거리고 있는 나를 바라보는 남편의 눈빛으로 인해 불쾌감이 유발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영상을 통해 공급되는 상당량의 엔도르핀이 그런 해로운 영향을 상쇄했다.


그것만으로도 나쁘지는 않았다.


아마도 그렇다.





[삽질 복기]

- 영어 공부 핑계라지만 좀 더 적당히 봐도 좋았을 것 같다.

- 역시 한 편을 여러 번 본 건 기억에 잘 남았다.

- 그런 걸 여러 번 봤다는 점 때문에 약간의 자괴감이 남을 수는 있다.

- 적당히 보고 문장 말하기 연습도 하자. 좀. 야,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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