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읽으면서 영어 라디오 뉴스를 들으면?

무슨 일이?

by 이보라



어떻게 하다가 찾게 된 건지는 모르겠다. 검색해서 찾았겠지 아마도.


원어민 고객이 난데없이 한국 경제 및 정치 상황에 관해서 물어볼 때 말이 막히는 경험을 한 이후로, 미팅 날 아침에 한국 영어 신문 기사 제목을 훑고 간 적이 있다는 글은 이미 쓴 적이 있다.


하지만 나는 이제 가지를 먹고, 깍두기를 담글 줄 알고, 살기 위해 운동하는 나이가 되었다. 술 먹느라 바빠서 벼락치기로 일을 해치우던 시절처럼 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한국 영어 뉴스를 듣는 습관을 가져보기로 했다. 그렇게 찾은 것이 KBS World Radio News.


팟캐스트에 매일 두 개씩 올라오는데 회 당 5분 정도밖에 안 된다. 애플 팟캐스트 앱에서 보면 전사문도 나온다. 오후 5시와 8시에 한 번씩 올라오는데 사실 내용은 비슷하므로, 그냥 하루에 한 편만 들어도 괜찮다. 두 편을 듣는 것보다는 오히려 한 편을 두 번 반복해서 듣는 게 영어 공부 차원에서는 더 좋기도 하다.


해외보다 국내 사건을 주로 다루기 때문에, 대화 소재로 활용하기에 아주 좋다. 먹고 노는 일상 얘기를 넘어,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온갖 사건들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수다를 떨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 노력은 할 수 있지 않겠나.


우리 집은 선사시대 사람들처럼 종이 신문을 구독한다. 지면을 넘길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나고, 팔꿈치를 대고 신문을 다 읽고 나면 흰색 식탁에 인쇄 얼룩이 묻지만 그래도 괜찮다.


근데 참으로 신기한 것이, KBS World Radio News를 듣고 난 후에 신문을 읽고 있노라면 귀에 자꾸 영어가 들린다. 날씨 관련 기사에서 '폭염'이라는 단어를 보면 'heat wave'가 귀에 들리고, '열대야'라는 단어를 보면 'tropical night'이 귀에 들린다.


이건 또 뭐람?


효과 있네, 있어.


물론 금방 잊어버린다. 언어란 원래 그런 거니까.


하지만 그러면서 계속 쌓이겠지. 언어란 항상 그런 거니까.





[삽질 복기]

- 신문 읽고 영어 뉴스를 듣는 건 정말 강력한 조합인 듯.

- 사회 초년생일 때부터 이 습관이 있었더라면 참 좋았을걸.

- 여러 번 들었으면 좋았을걸.

- 전사문도 소리 내서 읽었으면 좋았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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