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4

by 버들

오랜 기간 고민 끝에 핸드폰을 바꿨다.

내 취향이 마이너 한 건지 원하는 카테고리의 기종에서는 신제품이 더 이상 출시되지 않고 단종되는 바람에

원래 쓰고 있던 핸드폰이 배터리 이슈로 외부에서 불안하게 쓰면서도 바꾸지 못하고 있었다.

집이나 사무실에서야 항시 충전기에 올려두고 쓰면 되니 문제가 없었는데 외부 일정이 길어지거나

여행이라도 가면 배터리 닳는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는 정도였다.


바꿔야지 바꿔야지 하면서도 핸드폰이 한두 푼도 아닌 데다가 딱히 핸드폰 가지고 대단한 걸 하지도 않을뿐더러

배터리만 교체하면 되는 걸 괜한 소비하게 되는 것 아닌가 하여 미뤄 왔었는데 어젯밤에 충동적으로 구매해 버렸다.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돈은 써도 써도 질리지 않고 쓰면 쓸수록 즐거움이 크다.

이 재미를 몰랐어야 했는데 내가 번 돈 나한테만 쓰면 되는 생활을 지속하다 보니 자연스레 씀씀이가 커지게 되고

돈 쓰는 재미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게 된 듯하다.

돈을 쓸 때만큼은 어찌나 논리적으로 자기 합리화를 잘하는지…


손에 쥐어진 새 핸드폰이 참 영롱하다.

이 추운 날 택배로 받아서 인지 몹시 차디찬 뒤판마저도 상쾌하게 느껴지는 기분.

새해를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까지 얻었으니 충분한 가치가 있는 소비였을 것이다.


다만, 올해는 핸드폰을 끝으로 불필요한 큰 지출은 줄이기로 다짐한다.

기분이 좋지 않아서, 또는 기분이 좋아서 한동안 극에 달했던 물욕은 이제 넣어두자.


겨우 4일째지만 이렇게 아무 소리나 뭐라도 기록을 하다 보니 묘하게 무언가 해소되는 느낌이 있다.

내용에 상관없이, 계속 써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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