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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버풀 Feb 08. 2023

이런 이유라면 퇴사하지 마세요

과연 퇴사가 정답일까? 신중하게 고민하기 위한 질문들

퇴사를 결심하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다.



2022년 잡코리아의 '첫 회사 퇴사 이유'와 관련된 설문조사 결과 (출처:잡코리아)



2022년에 잡코리아에서 경력 10년 미만의 직장인 7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첫 직장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적성에 맞지 않는 직무(26.3%)'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후로는 낮은 연봉, 회사의 낮은 비전, 새로운 일을 위해 등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2020년 잡코리아와 알바몬의 밝힐 수 없는 퇴사사유와 관련된 설문조사 (출처 : 잡코리아, 알바몬)





2020년에 진행되었던 '차마 밝힐 수 없었던 퇴사사유'로는 1위가 상사/동료와의 갈등 때문이라고 한다. 2위는 조직문화가 나랑 맞지 않아서, 3위는 직급/직책에 대한 불만, 4위는 지켜지지 않은 워라밸, 5위는 복리후생에 대한 불만, 6위는 적성에 맞지 않는 직무, 7위는 회사의 비전이 어려워서였다.


비록 설문조사를 시행한 년도가 다르기는 하지만, 두 설문조사의 결과를 합쳐보면 아래와 같이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적성에 맞지 않는 직무는 드러나는 퇴사하는 가장 이유 중 가장 첫 번째 이유이고, 이는 해당 이유일 때 회사에도 솔직하게 퇴사 이유를 밝히기 때문일 수 있다          

회사에 대한 비전이 맞지 않을 때에도 퇴사를 하는데, 이 또한 솔직하게 퇴사이유로 밝힌다          

상사/동료와의 갈등은 드러난 퇴사이유로는 가장 꼴찌이지만, 실제 퇴사이유로는 1위라는 점에서- 어찌 보면 퇴사의 큰 이유일 수 있다          

연봉, 복리후생, 복지제도, 직급직책(평가제도)에 대한 불만은 퇴사 이유일 수 있지만 1위급은 아니다


MZ세대가 직장을 떠나겠다 or 머물겠다고 결정하는 주요 이유. 하단은 오타로 보인다(출처 : 딜로이트)


또한 가장 최근의 딜로이트 조사 결과에 따르면 Z세대가 직장을 떠나겠다고 결정하는 주요 이유로는 급여에 대한 불충분, 번아웃, 업무성과에 대한 인정이 없어서, 피드백이 반영되지 않아서, 업무환경이 정신건강에 해로워서 순으로 나타났다. 이때 주목할 점은 M세대는 급여가 충분하지 않아서에 대해 26% 비중으로 나타났으나, Z세대는 19% 수준인 것으로 보아 M세대에 비해 Z세대는 급여를 이유로 이직을 결정하는 비중이 줄어든다고 볼 수 있다. 반면, Z세대는 이직의 이유로 번아웃 상태를 17% 비중으로 뽑았으나 M세대는 6% 수준이라는 점에서 번아웃이 주요 이직 이유로 대두될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해 아래와 같은 퇴사 주요 이유를 정리해 보았다. 과연 이 중 진짜로 퇴사를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퇴사 이유 1. 직무가 맞지 않아서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직무가 맞지 않아서 퇴사를 결정하는 이유는 주로 '첫 회사'의 퇴사이유이다. 특히 공개채용을 통해 대기업에 입사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 보았을 이유 중 하나이다. 공채로 입사하면 입사 후 배치될 부서에 대한 결정권한이 없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에서 공개채용으로 대규모 채용을 진행한 경우, 인원이 필요한 부서의 T/O를 중심으로 배치가 될 확률이 높다. 배치부서를 위한 인터뷰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것이 절대로 신입사원의 적성이나 선호도 등을 고려해서 배치해 준다는 의미는 아니다. 따라서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부서에 배치받고, 원치 않는 일을 하면서 퇴사를 결심하게 된다. 특히 문과생의 경우, 영업/마케팅이라는 폭넓은 직무로 지원했을 때 직접 영업을 해야 하는 직무부터 TV광고를 기획하는 분야까지 아주 다양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광고, 홍보 등의 직무만을 마케팅으로 생각했기에 자신의 생각과 다른 부서에 배치되어 업무를 하다 보면 퇴사를 고민하게 된다. 이때, 나의 동기들은 '내가 생각했던 그 부서'에서 행복하게 일하고 있다면 퇴사에 대한 생각은 더욱 강렬해진다.




그렇지만 만약 나라면 대기업에서 직무가 맞지 않을 때 바로 퇴사를 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기업의 장점은 정말 정말 많은 직무와 부서가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최소한 내가 해보고 싶었던 직무가 있는 부서로의 이동을 도전해 보고 퇴사할 듯하다. 특히나 신입사원으로서 '나는 TV광고를 해보고 싶어!'라고 생각했는데 영업관리 부서에 배치되었을 때 퇴사할까? 할 수 있다. 그런데 의외로 TV광고 부서에서 업무를 해보면 '이건 내가 생각했던 일이 아닌데?'일 수 있다.


자신의 적성이라고 생각했던 직무, 부서가 실제로 업무내용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다를 수 있다. 그렇기에 직무가 맞지 않는다고 바로 퇴사를 선택하기보다- (신입사원 기준으로) 잘릴 위험 없는 대기업에 머무르며, 다양한 부서 이동을 통해 나의 적성을 찾는 과정으로 대기업을 활용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물론 대기업 내에서 부서를 이동하는 것이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절대절대 아니라는 점을 안다. 대기업에서 어떻게 똑똑하게 부서이동을 하며 적성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향후 서술해 보겠다.




퇴사 이유 2. 상사/동료와의 갈등이 있어서



돈, 사람, 적성 중 하나만 있어도 회사를 다닐 수는 있다고 한다. 그리고 세 가지 중 충족되지 않았을 때 가장 괴로운 것은 '사람' 문제가 아닐까 싶다. 하루에 최소 8시간, 하루의 1/3을 '사람'과 마주하며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문제는 정말 상상 그 이상인 경우도 많다... 어쩜 그렇게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고, 다양한 괴롭힘이 존재하고, 다양한 문제가 존재하는지! 그렇기에 상사/동료와의 갈등이 퇴사를 결심하게 되는 주요 이유라는 점에 크게 공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나라면, 상사/동료와의 갈등만으로 퇴사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유는 위와 비슷하다. 대기업은 굉장히 많은 부서에서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그렇기에 어떻게든 해당 문제를 이슈화하고 상사/동료를 피해 다른 부서로 가는 방식을 택할 것이다. '상사/동료와의 갈등을 못 견디고 손들어서 부서 이동한 애'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는 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전략 대신 깔끔한 퇴사를 택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르게 생각해 보면 그 꼬리표가 별 것인가? 싶기도 하다. 누가 봐도 이상한 상사/동료라면- '못 견뎠다'라고 손가락질받을 것이 아니라, '문제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그 상사와 동료가 손가락질받는 것이 맞지 않을까?(물론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 꼬리표보다는 대기업에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이점을 누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생각한 '이상한 상사/동료'의 기준이 보편적이지 않아야 한다.(예. 알고 보니 내가 ㄸㄹㅇ인 경우) 그것은 다른 문제이기는 하므로 자신에 대한 회고도 꼭 수반되어야 할 것!




퇴사 이유 3. 회사의 비전이 나와 맞지 않아서


회사의 비전이 나와 맞지 않다,는 것은 사실 좀 두루뭉술한 문장 같다. 주로 아래와 같은 생각이 든다면 '회사의 비전이 나와 맞지 않다'라고 결론을 내린다.


<회사의 비전이 나와 맞지 않다고 느끼는 순간들>

경영진이 내리는 선택들이 하나같이 나의 신념과 맞지 않는다고 느낀다.          

내 신념을 기준으로 볼 때, '이대로라면 회사 망하겠는데?'라는 생각이 종종 든다          

회사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성공하더라도 나는 결코 기쁠 것 같지 않다          

내가 회사를 그만둔 뒤, 지금의 방식대로 회사가 성공하더라도 결코 퇴사를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회사의 비전이 나와 맞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퇴사를 고려할 수 있다. 회사의 비전은 부서를 옮기더라도 바뀔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 또한 3번의 이유로 퇴사를 선택했고, 아직까지 퇴사에 대한 미련이 없다. 아마도 의도치 않게 생활이 궁핍해지지 않는 한, 퇴사를 후회하지는 않을 듯하다. 회사가 승승장구하더라도, 그래서 남아있는 나의 동료들이 예상보다 큰 월급 등을 누리더라도 딱히 부러울 것 같지 않다. 비전이 맞지 않는 회사에서, 나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 결정들을 연속적으로 접할 때 느끼는 스트레스는 굉장히 크기 때문이다. 특히 회사 비전의 영향을 많이 받는 부서에서 근무 중이라면(예. 상품기획, 재무/인사 등 스텝조직) 이 이유는 주요 퇴사사유로 너무나도 인정이다.


그러나 이때에도 단순히 '비전이 맞지 않으니까 퇴사'를 선택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퇴사를 고려하게 된 이유를 통과했다는 것만으로 퇴사라는 중대한 결정을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책임질 것(예를 들어 대출, 건강 등)이 많아질수록 사실 대기업의 울타리는 아늑하고 대기업에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은 꽤나 괜찮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비전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 나에게 어느 정도의 우선순위인지도 살펴보아야 한다. 나의 가치관에 조금 맞지 않는 업무가 주어지더라도 대기업에서의 안정적인 생활이 더욱 중요한 사람이라면, 회사의 비전이 맞지 않더라도 대기업을 계속 다니는 것이 맞다.




퇴사 이유 4. 급여, 복리후생에 대한 불만


급여, 복리후생에 대한 불만은 너무나도 명백하게 퇴사를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는 것이다. 급여의 경우, 기업의 특성에 따라 자신의 고과/평가결과에 따라 상승폭이 변동된다면 평가결과를 기대하며 퇴사를 잠시 접어둘 수 있지만- 복리후생은 전 사원에게 적용되는 경우가 많기에 시간이 흐르더라도 만족스러운 수준이 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



만약 급여/복리후생에 대한 불만만으로 퇴사한다면 다음 직장을 구할 때 '나는 급여/복리후생을 1번으로 볼 것이다'라는 전제를 가져야 한다. 혹은 급여/복리후생에 대한 불만이 여러 가지 퇴사 이유 중 하나라면, 다음 직장을 구할 때 급여/복리후생의 기준을 어느 수준으로 가져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해보아야 한다.




퇴사 이유 5. 조직문화에 대한 불만 


이쯤이면 조직문화에 대한 불만이 퇴사이유인지, 아닌지 감이 잡힐 것이다. 아마 부서를 바꿔도 바뀌지 않는 것이 조직문화이기에 당연히 퇴사사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조직문화에 대한 불만이 퇴사 이유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나의 생각은 물음표이다.



그 이유는 '조직문화'의 범위가 너무나도 넓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특히나 규모도 크고 다양한 본부, 사업부, 팀 등이 존재하기에 같은 회사에 다니더라도 전혀 다른 조직문화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회사 전체로 보았을 때에는 자율출퇴근제를 적용하여 주 40시간만 채우면 된다는 원칙이 있더라도 A부서는 적어도 9시까지는 출근해야 한다는 암묵적 원칙이 있는 반면, B부서는 언제 출근하든 상관없는 분위기일 수 있다. 또한 직무적 특성에 따라 개발직무는 재택근무가 자유롭게 용인되는 반면, 각종 대외비 문서를 접하는 재무/인사직무는 재택근무가 허용되지 않을 수 있다. 그렇기에 자신이 불만 있는 조직문화가 회사 전체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것인지, 내가 속한 부서 혹은 조직의 문제인지 다시 한번 살펴보아야 한다.



다시 살펴보았을 때 자신이 불만인 조직문화가 '회사'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된다면 퇴사를 택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혹여나 자신이 속한 본부 혹은 부서만의 문화라면 - 이전의 이유들과 마찬가지로 - 다른 조직을 경험해 본 뒤 퇴사를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지금까지 서술된 5가지 이유는 내가 '퇴사'라는 결정을 고려할 때를 떠올리며 서술한 것이다. 그리고 수십 번의 '퇴사하고 만다'의 결심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퇴사를 택하지 않았던 이유들, 그리고 퇴사하지 않았기에 결과적으로 더 좋은 결과가 나타났던 이유는 : 직무가 맞지 않아서, 상사/동료와의 갈등이다.



실제로 내가 퇴사한 이유는 회사의 비전에 대한 불만과 조직문화에 대한 불만이 8:2 정도로 뒤섞여있었다. 조직문화에 대한 불만은 좋은 동료들이 있는 부서에 배치받으면 어느 정도 해소가 가능하다는 점을 여러 부서를 경험하며 확인하였기에- 결국 퇴사를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비전에 대한 불만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큰 후회가 없으니, 회사의 비전에 대해 위와 같은 의문이 자꾸 든다면 '진짜 그만두어야 할 때인가?'라고 퇴사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앞서 서술한 것처럼 회사의 비전이 자신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꼭 확인해보아야 한다. 실제로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우리 회사 곧 망할 것 같아'라며 경영진의 의사결정과 회사의 비전에 우려를 표하는 글이 많이 올라온다. 그렇다고 그들이 모두 퇴사를 선택하지는 않는다. 회사의 비전에 대한 불만이 있더라도 현재 자신의 업무가 마음에 든다거나, 현재 직장 이외에 더 좋은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거나, 안정적인 생활 혹은 현재 회사에서의 급여 및 복리후생에 대한 만족이 더 크므로 회사를 다니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회사의 비전이나 결정 사항이 이러한 대기업의 장점을 넘어설 정도로 나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올 때 퇴사를 고려해야 한다.




기왕 퇴사를 한다면 후회없는 퇴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꼭 많은 것을 생각해보고 퇴사를 결정하시기를! 그리고 이직을 준비하신다면 아래 글을 추천.

대기업 퇴사 후, 어떤 회사를 다녀야 할까? - 이직을 준비할 때 알아두니 좋았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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