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나서

121부터 125까지

by 여름

121.

인생에서

하루를 온전히 살아내는 것 만큼

대단한 일은 없었고 없고 없을 것이다.


122.

어쩌면

인생은

기쁘게 기다리는 과정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기쁘려고 노력하며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올지도 오지 않을 지도 모르는 걸

기다려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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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든지 슬프든지 화내든지

기다리다 떠나든지 멍청이같지만 기다리든지

그것은 나의 몫. 선택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123.

정답이 없는게

정답


정답보다 해답을 지혜로이 하고픈

사람으로 살고 싶다고

미생의 강대리 대사를 들으며

생각했었다.


124.

간극에 대해 쉽게 생각한다.

그것이 몇 미리미터 몇 센티 혹은 몇 미터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걸어나간 만큼 뒤돌아 발을 옮기면

잘못된 만큼 다시 방향을 잡아 틀면

모든 것이 제자리에 아니

제자리처럼 보이도록 돌아올 수 있다고 확신한다.

굴절된 그 틈새를 휘어진 마음으로 바라본다.

휘어진 마음은 굴절을 정상처럼 보이게 한다.

인정하고 싶지 않을 때가 많다.

하지만 인정하고 보아야 제대로 볼 수 있다.

당신과 나 사이의 거리가 문제가 아니라,

이미 벌어진 간극 사이에

아주 작게 새겨진 바늘 구멍으로

새어 나가는 행복의 줄기들이 문제라고

입밖으로 내는 것이 너무 잔인한 것 같아

타닥 거리는 소리로 하얀 화면에 새겨본다.


125.

저녁이 캄캄해서

웅크리던 날들이 지나고


아련하고 아쉽게

지나가는 저녁으로 가득찬

계절이 다가온다.


서서히 밝은 채로

송두리째 쥐어질 이 저녁

벌써 가슴 설렌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사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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