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나서

151부터 155까지

by 여름

151.

나는 '짠' 하고 나타나는 사람이 좋지

'짠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아.


152.

사람들 마음을 사려면

뭐 부터 팔아야 할까?


- 자존심?


아니,

니 웃음부터 팔아야 해.


153.

오늘 치킨을 먹겠어

라고 마음을 먹으면

내 온 몸과 신경은

치킨을 꼭 먹어야 하는 상태로 세팅된다.


다른 더 맛있고 비싸고 귀한 것이

다가오더라도

내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치킨!


오늘은 쉬어야겠어

라고 마음을 먹으면

내 정신과 감각은

아무것도 하면 안 되는 상태로 돌아간다.


꼭 해야만 하는 일이

내 뒤통수를 당겨도

내 결심을 변하게 하기는 어렵다.


일종의 피곤한 인간상이다.

약간의 강박상태에 놓인 바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 마음대로 고르고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편의점 커피종류만큼 많아지는 것 같으면서도

남이 보기에 멋지고 그럴싸하게 보여야 되는데

라면서 색깔을 맞추는 옷차림을 고르는 아침을

반복하는 나란 사람에게는


온 우주를 거스르고라도

내 마음의 세팅이 꼭 지켜져야만 하는 날들이

더러는 있어야만 하는거다.


154.

이미 한 번 미워졌는데

우리가 어떻게 다시 만나요


사랑만 한다는 꽉 찬 마음 둘이 만나도

어려운 게 연앤데


이미 미워져 버린 걸 어쩌라고,

그냥 갈 길 가요 각자


고민이 생긴다는 건

내가 고를 선택이 많거나

내 욕심이 있거나

둘 중에 하나거든요.


선택할게 정해져있고

욕심 부리지 않으면

고민이란게 치고 들어 올 수가 없거든.


난 3일 고민해서 안 풀리면 그냥 둬요.

생각이야 나지 근데 안 풀릴 걸 아니까

그냥 어떻게 가나 지켜보는거죠.


어쩜 너무 간단한 걸

실면서 어렵게 푸는지도 몰라요

그래서 난 고민 안하고 얘기하는 거죠.


이미 날 재봤던 마음이

이제와서 달가워질리는 없으니까...


155.

책을 읽다가

음악을 듣다가

모를 땐 검색을 한다.


그이가 누구인지 나오고

생활이 찍히고

숨기고픈 사연들이

섞고 싶지 않던

커피 위에 휘핑크림처럼

너저분히 흐른다.


이렇게 무자비한 화면을 대할 때면

'평생 검색이 되지 않는 사람'이라고

장래희망 칸을 소박하게 채우고 싶다.


누군가

나를 모른다면

내 얼굴을 직접 보고

내 일상을 귀담아 듣고


내 과거를 반쯤은 덮어둬 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그렇다면

내 별 뜻 없는 장래희망 따윈 버리고

당신에게 갈 수 있을 법도 한데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생각이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