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6부터 250까지
246.
그 계절이니
그런 일들이 일어난 것이라고
굳게 믿어왔는데,
그러한 일들이 찾아와
그 때의 계절이 물들었던 것이었구나
봄바람 스치는 오늘 저녁에야 알았다.
계절이 인생을 타고 오는 고단함보다
인생이 계절을 안고 걷는 수고가
아기 손톱만큼만 더뎠으면 좋겠다.
247.
불쌍하다는 말보다는
짠하다는 말이 나아
불쌍하다는 건
내가 그 사람보다 나은 입장에서
내려다보면서 하는 말 같거든
근데 짠하다는 건 달라
언젠가 그 사람이 빠진 일들에
나도 풍덩하고 들어갈 수도 있겠구나
지난 언젠가 나도 그랬었지
이런 생각 끝에 나오는 말이라서...
벗겨지면 막상 다 초라한 인생일건데
뭐하러 불쌍하다는 말을 해
너나 나나 서로 그냥 다 짠한데
248.
매일 조금씩 눈치 못채게 달라지는
틀린 그림찾기 같은
어제와 오늘
그리고 오늘과 내일
어디서 멈추고
어디서 가야할지
아는 사람은
없겠지
249.
무엇보다 내 삶을 좀 먹는 것은
내가 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보다
나는 할 수 없을거야 라는 단정
할 수 있어라는 마음과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교차될 때
적어도,
하기 어려울 것 같아 라는 길로
우회하지 않도록
나를,
누구에 의해서도 아니라
온전히 나 스스로
격려하고 보듬도록
250.
가난보다 아픈게 있나요?
깨진 마음이요
왜죠?
가난은 배고파서 울다가
잠이라도 들고
배가 채워지면 잠시라도
웃기라도 하지.
마음은 배고픈 것도 몰라서
계속 깨어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