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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비 내리는 JFK

[뉴욕에 살다] 비타민 D가 필요한 계절...

by 뉴욕에 살다

두 번째로 맞이하는 뉴욕의 겨울은 지난해보다 따뜻하지만 여전히 흐린 날들의 연속이다. 평소에도 낮 시간에는 주로 사무실에 있는 터라 햇볕을 보기 힘들고 화초처럼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다인데 그마저도 계속 흐려서 볼 수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쉬는 날에도 집에서 거의 요양을 하듯 움직임을 최소화한 상태로 시간을 보낸다. 하필이면 내가 다니던 동네 피트니스가 망하는 바람에 마땅히 실내에서 운동을 할 곳이 마땅치 않아졌다. 이 찌뿌둥한 상태를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럴 때 필요하다고 언젠가 m이 말해줬던 생각이 나서...

우선 비타민 D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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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흐린 터라... 그나마 뚱뚱한 비행기의 하늘색으로 눈의 답답함을 달래 보기도 하는데 매일매일 떠나보내는 비행기를 보면 당장 타고 한국으로 가고 싶다가도 또 언젠가 정말 여기 생활을 정리하고 돌아갈 때 타야 할 비행기라 그런지 그 시간을 좀 더 미뤄두고 싶기도 하다. 제주도가 제2의 고향이라면 뉴욕도 이제 제3의 고향쯤...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오히려 제주도는 1년간 여행을 했던 기분이라면 뉴욕은 정말 살아가고 있는 느낌이 더 짙다. 매일 지나가는 길, 매일 출근길에 보이는 공항 카운터, 사무실 내 책상 너무도 익숙한데 점점 낯선 기분이 들까 봐 기분이 이상하다.

12-2.jpg May the force be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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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흐린 와중에도 어쩌다 잠시 파란 하늘이 나타날 때가 있다. 잠시 추워도 좋으니 겨울답게 확 춥고 얼른 지금의 계절이 지나갔으면 좋겠다. 한 달에 맑은 날이 채 열흘도 안 되는 것 같다. 비타민 D를 먹으며 꾸역꾸역 버텨볼 테니 얼른 꽃이 피는 봄이 오면 좋겠다.

2020. 02. 12 비 내리는 영동... 아니 뉴욕에서

- 그래도 눈이 아니라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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