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피아니스트들은 특히 ‘혼자됨’을 잘 안다. 현악기나 관악기 주자는 하물며 ‘반주자’라도 대동하는데, 우리는 줄곧 혼자다. 연습할 때도. 연주할 때도, 또 그 사이사이에도, 곰곰이 생각해보면 꽤나 아찔한 느낌이다. 많게는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나만 바라보고 있는데, 나는 완벽하게 혼자라는 그 사실. 가족도, 친구도, 전화기도, 악보도, 아무것도 내 곁에 없는데, 나는 무조건 멈추지 말고 계속해야 된다는 그 사실. 그 사실이 더 잔인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그게 ‘산다는 것’과 너무도 똑같아서다. 인생이라는 무대에 던져진 인간은 누구나 혼자다. 그러니 어쩔 수 없겠지." ( 피아니스트 손열음 , ‘하노버에서 온 편지’ 중)
“건축은 얼려진 음악" (괴테)
"음악은..붙들려 있는 듯싶다가 다시 떠나는 무엇이다. 지속되는 것과 흘러가는 것 사이를 잇는 가느다란 줄. 달아나버리는 것…소멸되는 빛 속에 간직된 불안정한 동요." - 미셸 슈나이더, '굴렌굴드, 피아노 솔로' 중)
"예술은 당신의 생각들을 둘러싼 한 줄기의 선입니다." (구스타프 클림트)
"보고 싶다면, 눈을 감아야 한다" (폴 고갱)
"한국어에서 아름다움의 어근인 '아름'은 '알음(앎)'이자,'앓음' 이다. 마치 이것은 앓고 알아야 아름다움의 길에 다다를 수 있으니-" (이동섭, '인생수업' 중)
"나의 인생은 내가 하는 일, 즉 오로지 내 그림만을 생각하며 지나가고 있다." (클로드 모네)
”인생이 뭔지 알 수 없지만,그저 찾아내는 것처럼,그게 뭔지 잘 몰라도 우리는 사랑을 한다. 내 안에 담긴 상대를-"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사강)
"그 나지막한 음, 그건 바로 당신" ( '슈만이 클라라에게 보낸 편지' 중)
E야, 잘지내고 있니? 지금 있는 곳은 상트페테부르그의 한 숙소의 부엌이야. 사실, 묵고 있는 숙소가 몇 시간 정전 상태인데, 다행히 스탭들이 바로 촛불을 준비해서 불을 키니 이만큼 로맨틱 한 장소는 없는 것 같아.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다들 짜증하나 없이 여유있게 웃으면서 불빛을 기다리고 있는 이 순간이 나는 왠지 오래도록 잊혀질 것 같지 않아. 촛불 빛 아래에서 쓰는 카드라 평소보다 글씨가 더 엉망이여도 이해해주길 바래.
한여름의 러시아는 매일매일 다른 백야가 찾아오고 있어. 추억은 사람으로 기억된다는 말처럼, 그 어느도시 보다 맘에 맞는 친구들과 이 믿기지 않는 러시아의 여름의 매일매일을 기억하고 있어. 나의 긴 여정에, 너는 ‘언니는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요?’라고 동그란 눈을 반짝거리며 물어보던 너가 참 보고 싶다.
오늘 너랑 똑닮은 마트료시카가 그려진 색연필을 사다가 혼자 웃고 말았어. 너를 위한 기념품도 하나 골랐는데 너가 좋아해주면 좋겠다. 근데 그거 아니? 여행하는 용기 이상으로 별일없는, 변함없는 일상을 살아가는 것 또한 커다란 용기가 필요하다는거 말야. 나는 단단하고 건강한 일상을 가진, 그런 너의 용기를 늘 응원하고 있어. 곧 우리 건강하게 웃는 얼굴로 만나자
( 2016년 7월, 상트페테부르그에서 A언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