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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은 어떻게 회복하는 거였지

by 변호사 G씨

세금, 대출, 구조조정 이슈가

연달아 나를 강타하고 나니

나는 아무런 열정도 힘도 없는 상태가 되었다.

지원하는 회사들은 모두 연락이 없고,

심지어 몇 주 남지 않은 웨딩 촬영 일자에는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다.


온 우주가 나를 억까 하는 것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든 정신을 차리고 말씀을 붙들어야지,

기도를 해야지, 회개를 해야지 머리로 생각해도

도무지 내 몸이 마음이 움직이지를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놓지 말고

계속 기도하라는 조언들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다.

나도 이전에 여러 번 그런 얘기를

내 입으로 한 적이 있으니까.


지금도 머리로는 누구보다

하나님이 크시고, 어떤 문제도

뛰어넘어 우리를 사랑하시는 창조주임을

알고 기억하고는 있지만

도저히 내 자리에서 기운 내서

감사하고 찬양하고 기도하는 게

잘 안 된다.


이런 어둠의 상황에서

하나님께 간구하는 것도

에너지가 있어야 가능한 거 같은데,

그러면 최소한 기도하고 찬양할 수 있게

힘을 달라고 기도를 해보는데

내 마음이 꽉 닫혀있어서인지

성령님이 바로 임재하심이 느껴지지 않는다.


정말 막막하고 아무 것도 풀리지 않을 때

하나님을 찾고 찬양하고 감사하는 거,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그게 얼마나 쉽지 않은 건지.


이런 상황에서 믿음을 지키는 게 이렇게나 어려운데

하나님도 이렇게나 매번 시니컬해지는 어리석은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사랑하시는 게 얼마나 어려우실까.


서로 어려운 사랑이 이게 뭘까?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거

내가 분명 누구보다 잘 아는 아이였는데

지금 그거 다 어디 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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