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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하 Jan 02. 2023

미움.

나를 보호하기 위함도 분명 들어있어.

나는 요가 선생님이지만, 나는 선함을 추구하지만, 미워하는 것이 확실하다. 내가 좋아하는 취향이 확실한 만큼 싫어하는 것도 너무나 확실하다.

이런 마음이 나는 부끄러웠다. 나는 싫어하는 것에, 미워하는 것에 에너지를 쏟지 않고 좋아하고 이득이 되는 것만 볼 수 없을까? 때로는 무언가를 싫어하고 미워하는 감정을 얘기하지 않으면 솔직한 것이 아닐까 봐, 지나치지를 못한다.


오늘은 우붓으로 오토바이를 1시간 동안 운전해서 갔다. 상쾌한 바람이 내 머리와 온몸을 식혀주었다. 우붓이 좋은 게 아니라 우붓으로 가는 길이 참 좋았다.


그렇게 식혀진 머릿속에 떠오른 마음은 이러했다. 내가 싫어하고 미워하는 건 나를 보호하기 위한 마음에서 시작된다. 나의 시간을 함부로 대하고, 나의 공간에 함부로 들어오고, 못된 말을 하는 것을 나는 넘기지 못한다.  그의 감정이고 그의 것이니 나는 멀리하는 선택을 하면 되는 건데, 누군가를 거절하는 것에 감정이 끼어들어 선택이 아닌 감정적 휩쓸림을 당한다. 나의 미워하는 마음은 나를 보호하고자 하는 선택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일어나는 감정이란 사실을 운전 중에 알게 되었다.


나를 보호해야 하는 선택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것, 나를 희생하는 것에  익숙해진 마음을 다시 보았다. 장녀라서 그럴까? 어릴 때부터 살림을 잘해서 늘 누구를 돌보는 역할을 맡아서 그럴까?  어쨌든, 나는 나를 보호해야 하는 선택에 확신을 가져야 한다. 미움이 들 때에는 나를 보호해야 하는 순간이 아닐까 다시 한번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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