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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혜원 Feb 04. 2021

'애써 지켜야하는 거라면  그건 이미 사랑이 아니지'

<사랑이란>_윤상

20201203 목요일

<사랑이란>_  윤상


https://youtu.be/aXAJXr7wscU


어느 시대에 갖다놔도 궁극의 세련미.

마음 속으로 내린 그의 정의. 천재가 노력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실존 인물이랄까. 중학생이 었던 내게 윤상은 깍쟁이 서울 남자의 표본처럼 느껴졌었다. 예민하고 완벽주의자에 깔끔하고 선이 분명하며 바운더리가 명확해서 다가갈 수 없는 그런 묘한 느낌.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를 바라보는 눈이 경외심으로 바뀐 것 같다. 아마 20주년 앨범을 기해서였던 것 같다.

모든 음악이 어쩜 이렇게 좋을까, 어쩜 이렇게 분명할까, 음악의 자가 있다면 머리속에 내장되어있는 걸까

 

그의 음악을 들으면, 마치 반질반질 잘 닦아진 길을 내달리는 차에 탄 느낌인데 매번 차도 달라지고 풍경도 달라진다. 똑같은 길을 달릴 때는 반대로 돌아오는 등 방식이 달라진다. 옆자리 동승객도 달라진다. 같은 게 없다. 그런데 윤상이다. 들어보면 윤상이다.

 

그의 음악은 쓸쓸해지기 시작하는 겨울 초입의 풍경처럼 들린다.

마치 눈이 내릴 것 같은 꾸물꾸물한 하늘, 계절과 상관 없이 걷는 사람들의 무뚝뚝한 표정,

그래서 이맘 때면 항상 듣게 된다.

 

그리고 주인공이든 조연이든 그가 만든 그 풍경 속을 찬찬히 걸으며 한해를 뒤돌아보게 된다.

희열찡이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 날 집안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느낌이라면,

상이형은 그 풍경 속 그대로 내던저져 온전히 그 순간을 내 감정으로 느끼게 된다.

그가 만든 건 풍경일뿐 어떻게 들으라고 강요하는 법이 없다.

웃어 울어 슬퍼해 기뻐해 어느 한가지 감정이 아니라 모든 것이 섞여 있어

그 중 내가 느끼는 그 감정으로 듣게 된다.



우리에 삶에 정답이란 없는것

오랫동안 꿈꿔온 사랑이 다를수도 있겠지

들어봐

나의 사랑은 함께 숨쉬는 자유

애써 지켜야하는 거라면

그건 이미 사랑이 아니지


<사랑이란>_윤상 中



가사처럼

우리 삶에 정답이란 없고

사랑은 함께 숨쉬는 자유라는 말

편견쟁이는 언제 들어도 깍쟁이 서울 남자같다 ㅋㅋㅋ(죄송해요)


올해도 그의 음악으로 초겨울을 버티며 나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가늠해본다. 그는 지금도 매일같이 다른 음악을 만들고 있겠지? 내년이면 30주년이니까 이 코로나가 얼른 끝나서 그의 기념 공연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상이형이 현철과 영석과 함께 웃는 모습도 오래오래 볼 수 있기를!



개인적으로 20주년 앨범 속 사랑이란을 더 좋아하는데 유튭에는 아닌 것들이 있어서

이형이 부른 사랑이란도 함께 올려봅니다.

https://youtu.be/inefXYvCSTA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1곡씩 음악을 선정합니다. 그리고 쓴 글을 남깁니다.

이번 주는 '마음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음악'으로

멜로니 기준 500번씩 이상씩 들은 노래로 선정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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