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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활공작소 Jun 18. 2021

빠빠빠빨간맛-!
여름에는 시원함을 먹어요.

여름에 먹는 일상 디저트 모음

무더위와 함께 찾아온 습기, 보이지 않는 미세한 땀구멍이 습기로 하나둘씩 막히고 숨구멍까지 위협이 느껴지는 계절. 이 무더운 여름을 조금이나마 시원하게 견딜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찾아왔다. 이름하야 여름을 먹어요, 식후경 여름!




아이스크림계의 베이직

메로나, 수박바


길 위에서 무더위로 쓰러질 것 같을 때 스스로에게 내리는 응급처방이 있다. 바로 눈 앞에 보이는 마트로 들어가는 것. 신선코너를 시작으로 정육코너를 지나 유제품 코너까지 갔다가 곧장 아이스크림 냉동고 앞으로 향한다. 화려한 껍데기를 두른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아찔하게 유혹하는 것 같은 것은 결코 기분 탓이 아니다. 탱크보이, 빠삐코, 설레임, 돼지바, 누가바 등 어릴 적부터 익히 보아와 익숙한 아이스크림이지만 늘 결정되는 것은 메로나와 수박바, 그 언저리다. 게다가 이 두 아이스크림은 동네 작은 슈퍼는 물론 대형 마트, 편의점에서도 구하기가 쉬우니 절대 실패할 수 없는 아이스크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콘텐츠팀 구민지 주임은 과일을 좋아해 과일맛 아이스크림이 더 당긴다는데 이 아이스크림에 과일이 얼마나 함유되어있는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덥고 당이 떨어질 땐 이 두 가지 아이스크림 만한 것도 없다고!



내 심장의 색깔은 블랙-

달콤 쫀득 흑당 버블티


무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디저트에는 두 가지 조건이 반드시 충족되어야 한다. 하나는 뇌리에 박힐 만큼의 차가움과 목이 칼칼할 정도로 짜릿한 당도. 그리고 그 두 가지를 충족시키는 하나의 디저트, 바로 흑당 버블티 되시겠다. 마케팅팀 막내 박슬기 사원은 흑당 버블티가 한국에 착륙한 순간부터 열정적으로 찾아다녔다고. 다행히 요즘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어 더 즐겨 마신단다. 


흑당 버블티의 가장 큰 장점은 하루 권장 당도를 한 번에 섭취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치아 사이로 탱탱한 버블의 탄력이 온전히 전해지니 그야말로 맛, 없, 없! 특히 그녀는 흑당 버블티를 두배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공유했다. “흑당이 컵 벽을 타고 흐르는 게 이쁘니까 흔들지 않은 상태에서 흑당 버블티의 사진을 찍어줍니다. 그 후 열심히 흔들어 잘 섞이게 한 뒤 빨대를 힘껏 꽂아 쭈욱 들이키면... 환상!” 흑당의 단맛이 순식간에 입안을 휘감고 곧장 고소한 우유 맛이 혀 끝을 톡톡- 그 타이밍에 흑당에 한껏 절여진 버블을 찾아 씹으면 아, 이러려고 열심히 일했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하루 최대 권장량의 당과 더위를 한 번에 물리치고 싶다면 오늘은 흑당 버블티 어떤지?



빙수야~ 팥빙수야 녹지 마 녹지 마

녹아도 맛있는 밀탑빙수

미옥 사원이 사진이 없다며 대신 건네준 직접 그린 밀탑빙수


빙수야, 팥빙수야, 녹지 마~녹지 마! 여름 하면 대명사로 떠오른 팥빙수. 팥빙수 없는 여름은 그야말로 앙꼬 없는 앙꼬 빵이지. 두 번 생각할 필요도 없이 빙수가 딱이다. 게다가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빙수는 세상에 얼마나 많으며, 딱히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커스텀도 가능한 것이 빙수의 최대 장점! 그중 이미옥 사원이 추천한 빙수는 부드러운 우유 얼음과 쫀득하고 달콤한 떡이 올라간 밀탑 빙수다. 사실 그녀는 아작아작 씹히는 큰 알갱이 얼음이나 젤리, 시럽이 든 옛날 빙수를 좋아하지 않아 밀탑 빙수를 만나기 전까진 잘 먹지 않았다고. 게다가 밀탑 빙수에는 팥알이 살짝 살아있는 통팥이 푸짐이 올라가는데 그 팥이 킬링 포인트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달달 고소한 우유 얼음과 통팥이 씹히는 조화가 너무 아름답다나 뭐라나. 큰 기교 없이 기본이 탄탄한 빙수가 생각난다면, 역시나 밀탑빙수 되시겠다. 



누군가 여름을 묻거든

초당옥수수를 맛보라 하라


즐겨 찾는 온라인 마켓에 초당옥수수 사진이 뜰 때쯤이면 노-랗게 익은 여름을 실감한다. 여름을 달콤하고 아삭히 즐기려면 단연 초당 옥수수! 결국 회사로 초당 옥수수를 시켰다. 초당 옥수수는 겉껍질이 벗겨지지 않은 상태로, 그러니까 재배가 되자마자 곧장 배송되는 작물이라 옥수수를 본 동료들은 여기가 재래시장이냐며 한 마디씩 거들었지만 여름을 제대로 나는 사람이라면 역시, 초당 옥수수다. 옥수수는 엄연히 작물로 분류되지만 초당 옥수수만은 다르다. 생으로 먹으면 아삭한 식감과 과즙을 맛보면 아, 이것은 작물이 아니라 과일이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든다(물론 쪄먹어도 맛있고 구워 먹어도 맛있다.). 무엇보다 초당 옥수수는 6~7월, 딱 두 달만 나오는 귀하디 귀한 작물이라 여름엔 꼭 먹어줘야 한다. 귀한 만큼 가격 부담이 있지만 냉동실에 보관하면 3개월까지는 신선하게 즐길 수 있고, 초당옥수수가 재배되는 마지막 주에 구매하면 가을 초입까지도 즐길 수 있다!



세상엔 별게 다 있어

옥수수 빙수


나와 함께 초당 옥수수를 공구한 동료가 있다. 바로 디자인팀의 김제현 대리. 그녀는 옥수수를 아주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며 말했지만 나와 함께 초당 옥수수를 구매했고, 여름이면 생각나는 디저트로 옥수수 빙수를 추천했다. 나는 이 옥수수 빙수를 먹어 본 적은 없지만 알고는 있다. 매번 가게 앞에 길게 늘어선 줄에 지레 겁먹어 포기했던 그 빙수였으니까. 


작년 여름 알게 된 옥수수 빙수는 후추를 뿌려 먹으면 더 맛있단다(응?). 처음엔 반신반의하고 시킨 옥수수 빙수는 빙수 특유의 인위적인 단맛은 최소화되고 옥수수 본연의 맛을 돋보이도록 만들어졌다고. 한 숟가락씩 퍼먹을 때마다 톡톡 씹히는 옥수수 알맹이는 또 얼마나 중독적인지 씹으면 씹을수록 시원하고 고소한 맛이 입안을 감돈단다. 요즘은 옥수수 빙수를 파는 곳이 전보다 많아져 맛보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혹시 시원한 옥수수는 롯*에서 나온 군 옥수수 아이스크림이 전부라면 한번 시도해보자.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맛만큼이나 가격을 자랑해서 등골이 벌써 서늘하지만 한 번쯤은 먹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빠빠빠빨간맛- 궁금해

얼마나 잘 익었는지 생과일주스

사진은 토마토 주스 아니고 수박주스 


여름이면 뭐니 뭐니 해도 과일을 빼놓을 수 없다. 콘텐츠팀 구민지 주임이 과일맛 인척 하는 아이스크림을 찾는 것처럼. 뜨거운 뙤약볕 아래 튼실하게 익어가는 과일을 생각하면 벌써 군침이 돈다. 특히 겨울보다 더 많고 다양한 과일을 맛볼 수 있어서 일까. SCM팀의 권다영 과장은 그중에서도 토마토 주스를 가장 좋아한다고(물론 토마토는 9월이 제철이긴 한데... 여름에 더 많이 마시게 되니까 넘어가자.). 레드푸드의 선두주자라 불리는 토마토를 갈아 만든 주스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특히 단맛 투성이인 여름철에 덜 단맛을 자랑해서 좋단다. 아마 토마토 특유의 채소 같은 맛과 짠맛 때문인 듯하다. 특히 그녀는 과일을 쉽게 접하기 어려운 1인 가구의 설움 같은 것이 있어 생과일주스를 더 찾는다고(과일 껍질 벗기기도 힘들고, 뒤처리도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니까). 이렇게나마 과일 섭취를 할 수 있는 데다 여름이면 과일 회전율이 더 빠른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신선함까지 즐길 수 있으니 아무래도 여름은 과일주스의 계절인 걸까.



상상할 수 없는 여름

맥주 없는 여름


맥주가 어떻게 디저트가 되냐 묻지만 디저트도 밥처럼 먹으면 주식이 되고, 식전에 먹으면 에피타이저가 되고, 식후에 먹으면 디저트니까! 그런 의미로 지금 말하는 맥주는 디저트로써의 맥주 되시겠다. 무더운 여름, 해결되지 않는 갈증에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이 답이다. 청량한 탄산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 마침내 탄식이 나오는 그 음료! 신기하게도 맥주 한 잔이면 뜨거운 땀 한 방울이 금세 식은땀으로 변하고, 온몸이 짜릿한 게 온도가 한 껏 떨어진 느낌이 든다. 누군가는 이 말을 듣고 중독된 건 아니지?라고 묻지만 한 여름 시원한 맥주에 중독되지 않는 사람 누가 있을까. 


적어도 여름만큼은 맥주 없이 이야기할 수 없는 계절이다. 특히 여름에는 낮술을 자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름이 갈 쯤에는 뜨거운 해 아래, 시원한 바람 한 줄기를 안주 삼아 못 마신 맥주 한 잔이 그렇게 아쉬우니까. 그런 김에 이번 주는 벌건 대낮에 연차나 반차의 기회를 이용해 시원하게 한잔 해보는 것은 어떨까? 아직 몰려오지 않은 무더위를 시원하게 맞이할 수 있는 방법이 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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