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프랑스의 커플링
프랑스는 흔히 유럽의 중국이라고도 불린다고는 하지만 다들 왜 그렇게 불리는지는 물어보면 이에 대해서 잘 설명해주는 사람은 많이 없는 것 같다. 그냥 다들 그렇다고 들었거나, 흔히 시끄럽다는 중국인들의 모습과 프랑스인들이 비슷하다는 이유들을 얘기해준다.
중국 하면 값싼 제품이나 저렴한 노동 등이 생각나는 반면에, 프랑스 하면 고급스러운 와인이나 향수 등 명품 등을 떠올릴 수 있다. 이렇게 두 나라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다른데 왜 사람들은 프랑스를 유럽의 중국이라고 하는가, 반대로 중국을 아시아의 프랑스라고는 얘기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프랑스가 유난히 유럽의 다른 나라와 이미지가 사뭇 다르고 그 모습이 중국의 모습과 닮았다는 이유다. 반면 중국의 문화나 영향이 다른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찾아볼 수 있어서다.
저자는 중국에서 생활하면서 유럽의 여러 나라를 둘러보면서 왜 유난히 프랑스가 중국과 닮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왜 이 두 나라는 멀리 떨어져 있고 서로의 언어, 종교, 인종이 다른데 왜 닮았다고 하는지에 대해 풀어보려고 한다. 참고로 조승연의 프랑스 에세이 <시크:하다>에서 일부 모습들을 엿볼 수 도 있었고, 사례나 경험 등을 보면서 공감되고 이해되는 부분이 왜 두 나라가 그렇게 닮았는지 더 깊게 알게 되었다.
첫 번 재로는, 이기주의자들이다.
두 나라 국민들은 나 중심의 사고가 강하다. 프랑스인은 쿨하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그러한 모습은 배우자나 가족일지라도 타인을 자기중심에 두지 않은 ‘이기주의’ 철학에서 나온 것이다. 여기서 이기주의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이기적’이라는 단어는 두 가지 의미로 번역할 수 있다. 하나는 '에고이스트(egoist)'이고 다른 하나는 '에고티스트(egotist)'이다. '에고이스트'는 남 신경을 쓸 것 없이 자기 만족도가 높은 삶을 좋게 보는 태도를 의미하고, '에고티스트'는 자기에게 필요한 것이 남에게 필요한 것보다 우선적으로 처리 되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이기주의를 뜻한다. 프랑스인의 이기주의는 전자인 ‘에고이스트’에 해당된다고 본다.
중국인들은 같은 이기주의자들이나 프랑스와는 조금 다른 색깔의 이기주의다. 본인의 의견이 남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어쩌면 사회생활에 있어서 눈살을 찌푸릴 수 있을 자기중심의 이기주의다. 남의 시선이나 감정을 크게 신경을 쓸 것 없이 자기만족을 중요시 여기는 부분은 비슷하다. 때로는 국가 간의 외교문제에 있어서는 애국주의라는 명목 아래 민족주의 이기심을 보이기도 한다. 두 나라의 행동과 문화에서 서로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는, 시민의식이 낮다.
프랑스 17세기에는 화장실이 없어 프랑스의 거리는 늘 오물 투성이었다고 한다. 오물 투성이 길거리에서 옷과 발이 오물에 묻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하이힐이 발명되었고, 주위의 오물과 용변들의 악취가 옷에 배는 것을 막기 위해 향수가 태어났다. 당시 옷과 발에 오물이 묻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쇼핀이라는 나막신을 만들어 신고 다녔는데 굽이 무려 60cm였다고 한다. 시대가 변해도 프랑스 파리에는 여전히 거리에서 냄새나는 곳들이 많다.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지하철이나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닿는 곳에서도 흔히 불쾌한 냄새나 껌이 바닥에 붙어 검게 더럽혀진 거리를 볼 수 있었다. 이 모습은 사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유럽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 프랑스에 다녀온 사람들은 간혹 이러한 모습에 당황했다. 우리가 아는 유럽의 문화는 웅장하고 역사가 깊은 건문들 사이에 깨끗한 길거리 모습이지만 실제로 파리의 모습은 조금 차이가 있다. 한 번은 네덜란드나 독일의 지하철은 티켓을 끊고 스스로 스탬프를 찍어 게이트 통과 없이 타는 것과 사뭇 다른 프랑스 지하철에 놀랐다. 파리 지하철 입출구 게이트의 모습은 보통 사람의 키를 넘어선 2m 정도 크기로 방패 같은 것이 게이트를 지키고 있었다. 혹여나 표를 끊지 않고 뛰어넘어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모습이 게이트가 없는 주변 유럽 국가와 어떻게 다른지 새삼 느낄 수 있는 모습이었다.
중국의 길거리 모습은 여행이나 주위로부터 다녀온 사람들로부터 들어서 알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옆 나라 일본의 청결한 길거리 모습이 더욱 대조가 되기도 한다. 중국의 길거리 음식은 정말 많다. 우리나라보다 배달 음식들을 더 많이 자주 시켜먹고 길거리에서도 사용되는 일회용품이 무수히 많다. 중국은 일회용품 생산을 많이 하는 나라지만 또한 많은 사람들이 일회용품을 거리낌 없이 소비를 하는 나라이기도하다. 일회용품 사용에 있어서 편리함을 느끼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은 크게 많이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버려지는 쓰레기의 양도 양이지만, 무심코 버려지는 쓰레기들은 길거리에서 뒹굴고 쌓이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다. 한 사례로 패스트 푸트 음식점에 가면 치우는 종업원이 따로 있다. 즉, 먹고 자리를 뜨면 종업원이 와서 치워준다. 이렇게 편리할 수 있을까 싶지만 그만큼 소비하는 사람은 쓰레기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한다. 이러한 습관이나 인식이 다른 곳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만큼 사람들은 재활용이나 분리수거 등 쓰레기 처리에 대한 인식 수준이 어떤지 엿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
세 번째로는, 유별나다.
유럽 사람들에서 프랑스 사람들과 살아본 사람들은 유난히 프랑스 사람들을 꺼려한다. 왜냐면 별에 별거 아닌 것에 집착하고 자기들이 대단한 마냥 남을 무시하는 듯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프랑스 음식 하면 어떤 게 떠오려 지는가? 이탈리아 음식 이미지로 그려지는 것과는 사뭇 다르게 생각나는 게 없지 않은가? 하지만 프랑스 사람들은 미슐랭부터 시작해서 음식에 대한 자부심은 그 어떤 나라도 추종할 수 없을 만큼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어디서부터 그러한 자부심이 생겨나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중국 또한 유별난 거에서 빠지면 섭섭할 정도다. 중국 사람들은 보이는 것에 집착한다. 자동차는 단순히 교통수단이 아니다. 아니 아마 교통수단이 아닐 수도 있다. 그것은 나의 현재 주소를 알려주는 나침반과 같다. 현대자동차는 21년도에 이런 광고를 낸 적이 있다.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의 물음에 그랜저로 답했습니다'라는 광고는 아마 중국인들 대상으로 했으면 대박이 날 광고가 아닌가 싶다. 아마 자동차는 그랜저보다는 벤츠가 어울릴 것이다. 중국인들의 화려한 것이나 보이는 것을 자랑하고 싶어 명품에 대한 집착과 추종을 열렬히 하는 모습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2020년 초 발발한 코로나19의 여파는 글로벌 거시경제를 포함 전 세계 명품 시장에 큰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중국의 개인 사치품 소비시장은 최근 몇 년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고 대다수는 중국 부호들의 지갑에서 나왔다.
이러한 이유로 두 나라는 비슷한 면이 많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프랑스와 중국의 모습은 또 어떻게 바뀌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앞으로 코로나가 종식이 되면 중국과 프랑스를 다녀와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