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유배지에서도 다독을 실천한 정약용처럼, 아무리 힘든 시련의 시간에도 책과 영화를 놓지 않았었다. 그리고 그것들이 내 인생의 자양분이 되어서 나를 지탱해 주고 발전시켜 주는 것 같다. 그리고 요새는 퇴근 후에 강의도 많이 듣는다. 강의도 유익한 것들이 많다. 요즘 듣는 것 중에 하나는 MKYU에서 김미경 강사님의 <김미경의 성공습관 따라 하기>를 듣고 있다.
오늘 13주 차 강의는 습관과 정체성에 관한 것이었다. 내가 만들고 싶은 정체성에 걸맞은 습관을 갖고 꾸준히 실천하다 보면 그것이 바로 내 인생의 결과물이 된다는 이야기였다. 잘못된 습관을 들여서 인생을 후미진 곳으로 이끈 후 피해자가 되지 말라고, 스스로 인생의 주인공이 되라고 하셨다. 김미경 강사님이 실천하는 습관으로는 아침에 일어나 따뜻한 물 3잔 마시기가 있다고 한다. 직장에서 텀블러를 끼고 항상 물을 마시고 있지만, 이것도 실천해 봐야겠다.
그리고 내가 과제로 나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데 문득 합리적인 개인주의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몇 년 전에 레이첼 맥 아담스가 주연한 영화 <어바웃 타임>을 보면서 영국 문화가 무척 낭만적이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식에서 빨간색 드레스를 입고 가족끼리의 조촐한 파티가 이어지는 것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을 소중히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몇 년 전에 문유석 작가님의 <개인주의자 선언>이라는 책도 읽었었는데 내용이 다 기억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개인주의자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었다.
한국은 집단주의 문화와 눈치 보는 문화가 강하다고 하고, 실제로 내가 속한 공무원 집단은 그것이 매우 심하고, 회식 문화도 강하고, 업무분장이나 여러 가지 일들이 인맥과 사내정치 등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굉장히 폐쇄적인 집단이다. 이 안에서 버티는 것이 너무 힘들 때가 많았고, 불합리한 일들을 많이 겪었지만, 그런 부침을 십수 년간 겪다 보니, 더는 그것이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피해만 많이 준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나 스스로가 먼저 나를 지키고 보호하고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을 세팅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회식 불참, 개인정보 보호, 불필요한 만남 거절, 불편한 인간관계 청산, 알찬 자기 계발의 시간 갖기를 조금씩 실천해나가고 있다.
아직은 병아리 발걸음이고 힘겨운 투쟁이기도 하지만, 점차 노력이 빛을 발해서 내가 꿈꾸는 합리적 개인주의자의 정체성을 만들어나가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