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비 Sep 22. 2024

친구가 많지 않아도 괜찮다고… 토닥여주는 이야기

황선미 작가의 <초대받은 아이들>

친구가 많지 않아도 괜찮다고… 토닥여주는 이야기

황선미 작가의 <초대받은 아이들>



-스포일러 있습니다-




싸웠던 애, 남을 괴롭히던 애마저도 생일 초대장을 받았는데 책과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민서는 생일 초대장을 받지 못했다. 웃기고 분위기 메이커인 성모를 누구보다 좋아했지만 성모의 눈에 민서는 관심밖이었다. 황선미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친구의 생일에 초대받지 못해 자신은 나쁜 아이일까 고민하던 아이를 응원해 주고자 이 동화를 썼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외향인들의 나라여서 그런지 조용하고 순한 내향인들은 자주 혼자가 되거나 심하면 괴롭힘이나 따돌림의 타깃이 되곤 한다. 민서는 생일파티에 초대받지 못해 엄마에게 짜증을 부리지만 엄마는 그런 민서를 격려해 주고자 깜짝 이벤트를 열고 민서가 그토록 주고자 했던 그림공책을 선물로 주라고 용기를 불어넣는다.


그러나 성모와 초대받은 친구들은 그 그림공책을 처음에는 칭찬하더니 이내 여기저기 서로 낙서를 하겠다고 싸우다가 결국 찢어버리고 만다. 민서는 얼마나 속상했을까. 결국 민서는 또다시 혼자가 되고 성모와 친구들은 게임을 하러 가버린다. 나는 처음엔 설마 이 동화도 억지로 해피엔딩으로 가는 건가, 너무 비현실적이네 하며 덜컥 겁을 먹었는데 리얼감 있게 그려내서 더 좋았다. 결국 민서는 자신과 비슷한 취향의 기영이와 마주 보고 웃으며 이야기가 끝난다. 작가가 꼭 인싸가 아니어도 괜찮다고 맘 맞는 친구 한 두 명만 있어도 괜찮다고 응원해 주는 것 같아서 마음이 포근해졌다.


샌님이라고 놀림받고 기껏 용기를 내 전한 생일선물마저 망가졌지만 따스한 마음을 지닌 민서를 꼭 안아주고 싶다. 내가 만약 민서의 엄마라면 정말 가슴이 아팠을 것 같다. 내 자식이 친구들에게 따돌림받고 외톨이라면 얼마나 가슴이 철렁할까? 그런데도 아들을 다그치지 않고 재치 있는 발상으로 민서를 격려해 준 민서 어머니의 마음씨에 감탄하게 된다. 황선미 작가가 그려내는 이런 따스하고 유쾌한 시선이 좋다.


굳이 맘이 맞지 않는데 억지로 친하게 지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좋아하지 않는데 어울릴 필요는 없겠지. 그렇다고 해서 의도적으로 누군가를 따돌리거나 괴롭히거나 상처를 주는 건 정말 나쁜 행동이 아닐까. 민서와 기영이가 서로를 발견한 것처럼 조용히 자신만의 세계를 그려나가는 내향인 어린이들도 상처받지 않고 행복한 학교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사람은 누구나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소중한 존재니깐…



매거진의 이전글 가난한 남자와 결혼해도 부자가 될 수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