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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말을 걸어올 때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넌 태양이 될 거야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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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학원에서 바스콘셀로스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연구 문학으로 설정하면서 다시 여러 번 읽어보고 영화도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동녘 출판사의 완역판으로 28쪽의 위 내용이 가슴에 남았어요. 귀여운 제제의 이름이 사실은 요셉이라는 뜻이었다는 거예요. 성경에서 창세기에 나오는 요셉은 형들에게 구박을 받고 노예로 팔려가고 갖은 고생을 하다 이집트의 총리에 오르거든요. 제제도 어려서 너무 많은 학대와 고통을 겪어요. 아버지를 위해 노래를 불러주는데 가사가 불건전하다며 마구 때리고요.(제제는 가사의 의미를 전혀 몰랐어요.) 누나에게도 많이 맞기도 하죠. 그렇지만 제제는 마음이 참 예뻐서 동생 루이스에게 자신이 아끼던 ‘햇빛’ 목마를 기꺼이 선물하기도 하고, 외로워 보이는 세실리아 선생님의 꽃병에 꽃을 채워놓기도 해요. 그 와중에 뽀르뚜가 아저씨를 만나서 우정을 키워나가지만, 결국 뽀르뚜가 아저씨와의 우정도 끝나버려요.


어쩜 이렇게 천사 같은 아이가 세상의 아픔과 고통이란 건 다 짊어졌을까. 마음이 아팠어요. 그런 제제에게 에드문드 아저씨가 작품 초입에 해준 이야기와 제제의 이름은 복선과도 같은 것 같아요. 제제는 비록 창세기의 요셉처럼 많은 고통과 아픔을 겪지만 아마 위대한 인물이 될 것이라는 것을요. 실제로 이 이야기는 작가인 바스콘셀로스의 자전적 문학이라고 해요. 그도 어린 시절 가난과 학대 속에서 외롭고 힘들게 컸죠. 그런 경험을 한참 지나 어른이 되어서 과거를 회상하며 20년 동안 이야기를 구상후 단 12일 만에 이 작품을 완성했다고 해요. 바스콘셀로스는 이 작품으로 브라질 최고 작가의 반열에 올랐죠.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는 브라질 초등학교 강독 교과서로 사용되었으며 전 세계 32개국에 번역·출판되어 수천만 부가 판매되었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답니다. 우리나라에는 1978년에 처음 발간되었는데 초기에는 별 호응이 없다가 1980년대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면서 수백만 부가 판매되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성장소설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했어요.

저에게는 이 이야기가 참 많은 위로와 희망을 주었어요. 저도 너무 어린 나이부터 오랜 시간 아픔과 고통을 겪었거든요. 그런 고달프고 서러운 인생 속에서도 이렇게 이야기 하나하나, 누군가의 위대한 인생사가 저에게 삶을 버티는 원동력이 되었어요. 그리고 저도 바스콘셀로스처럼 끊임없이 저의 이야기를 쓰기 위해 머릿속으로 구상하고 습작을 쓰면서 준비 중이랍니다. 문학이란 건, 아름다운 문장과 이야기로, 사람들의 삶을 별처럼 빛내주는 보석과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젠가 저도 누군가에게 한 조각 별이 되어줄 이야기를 아름답게 써 내려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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