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l434mSPXGQs?si=JnMg75KrjStDpraj
이 동화를 보니 중학생 시절과 대학생 시절이 떠올랐다. 인싸 무리에 끼기 위해 친해졌다 절교했다 이쪽 무리 저쪽 무리를 오가며 파벌 싸움을 하고 다투는 여자친구들간의 세계. 남자들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눈치보고, 비위맞추고, 편가르기 하기에 너무 지쳐 차라리 혼자를 택하게 된 것 같다. 요즘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의 근태보고서가 유출됐다며 난리이다. 우리나라는 참 피해자가 죽어도 끝까지 가해자를 편드는 가혹한 나라인 것 같다. 그렇다면 피해자가 살아있다면 어떨까? 헤세는 나치즘에 반대했다가 나라에서 추방당했다. 온 국민이 누군가를 희생양 삼아 왕따놀이에 동참하고 무리를 지을 때 그와 반대로 세상을 사는 사람은 나라를 떠날 각오도 해야한다. 하지만 설사 그렇다해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은 버리고 싶지 않다. 일제강점기에는 친일파들이 있었다면 요즘 시대에는 왕따 가해자들이 있다.
2017년. 한창 힘들었을 때 원작동화를 읽고 쓴 글.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왕따, 특히 여자 아이들간의 관계 양상과 왕따에 대해 세밀하게 잘 그린 동화 한 편이다. 내가 겪었던 일들이랑 너무나 소름끼치게 비슷해서 놀랐고, 작가가 무엇보다 관심을 많이 가지고 이야기를 전개해나갔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관심이 많이 필요한 양파의 우두머리 미희라는 아이와, 단지 남자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이유로 미희의 타겟이 되는 정선,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지켜보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주인공 정화. 이야기의 막바지 부분에 미희가 정선에게 도둑누명을 씌우기 위해 음모를 꾸미는 장면은 정말 소름끼치게 무서웠다. 만약 이 이야기속 전개처럼 누군가 목격자가 구원자 역할을 해주지 않았다면 정선이는 꼼짝없이 도둑으로 몰렸을지도 모를 일이니깐. 아마 그래서 정선이는 그 상처와 충격과 배신감에 전학행을 감행한거겠지. 내가 당한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르며 여자들은 정말 무섭구나하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양파의 앙따일기 2는 어떤 내용일까 벌써부터 궁금해지고 작가의 말마따나 수민이의 왕따 탈출기도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