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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여행 셋째 날 - 아사히야마 동물원

by 루비

삿포로에서 아사히카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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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날은 삿포로역에서 아사히카와역으로 이동해서 아사히야마 동물원에 가기로 결정했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에서 펭귄들의 산책을 볼 수 있다고 해서 정말 기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짐 캐리가 주연으로 나온 영화 <파퍼씨네 펭귄들>을 보고 남극에 가보는 게 꿈이었는데 작게나마 소망을 이룰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기뻤다.


블로그에서 삿포로역 인포메이션 센터로 가면 표를 구할 수 있다고 해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누군가가 한국어로 말을 걸었다. 한국인이냐고 물으니 일본인이라며 자신을 따라오라고 했다. 알고 보니 한국어에 능숙한 역무원이었다. 덕분에 한국어로 의사소통하며 아주 쉽게 아사히카와 역으로 가는 기차표, 아사히카와 역에서 아사히야마 동물원으로 가는 왕복 버스표, 다시 아사히카와 역에서 삿포로역으로 돌아오는 기차표, 그리고 마지막날 출국할 때 신치토세 공항으로 타고 갈 공항열차 기차표까지 한 번에 구매할 수 있었다. 하마터면 필요도 없는 레일패스를 비싸게 구입할 뻔했는데, 비에이 투어를 가지 않는다면 굳이 필요하지 않다고 따로 구매하도록 도와주어서 정말 친절하신 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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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기차를 기다리면서 미스터도넛에서 아이스커피를 사 먹었는데 엔화 지갑은 정말 유용했다. 금액별로 엔화를 따로 넣어둘 수 있어서 꺼내 쓰기가 편리했다.


삿포로역에서 아사히카와역까지는 1시간 25분이 걸린다. 꽤 긴 시간이지만 자리가 여유로워서 편하게 앉아서 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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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카와 역에 도착해서 표지판에 버스터미널쪽으로 향하면 된다. 버스는 6번 홈에서 탄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으로 가는 데는 총 40분이 걸렸다. 기차에서도 그렇고 버스에서도 그렇고 계속해서 눈 쌓인 일본 마을의 풍경을 볼 수 있다. 눈높이가 거의 세워둔 차 높이만 한 경우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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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산책은 하루 두 번, 11시와 2시 30분에 있다. 2시 30분까지는 아직 시간이 50분 정도 남아있어서 먼저 북극곰을 보러 갔다. 한국의 에버랜드에도 북극곰이 있었지만, 안타깝게 노령으로 자연사했는데 좁은 우리에서 갇혀 살았을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이곳 아사히야마 동물원도 그리 크진 않지만, 한국보다는 북극의 기후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조금 안심이 된다. 외롭지 않게 두 마리가 사이좋게 있어서 다행이었다.


기다리던 펭귄 산책

북극곰을 보고 나니 2시였다. 사전에 일본여행 카페에서 펭귄 산책을 보려면 미리 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펭귄이 사는 곳으로 가보았다. 벌써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나도 중간에 빈 틈을 타고 들어가 함께 서서 기다렸다. 사육사들이 일본어와 영어, 중국어로 번갈아가며 주의사항을 일러주었다. 맞은편에 한 남자가 이얼싼이라고 외치며 사진을 찍는 것을 보아 중국인으로 보였다. 2시 30분이 가까워질수록 눈보라는 거세지고 추웠지만, 잠깐씩 펭귄이 나와서 종종거리는 모습이 귀여웠다. 그리고 드디어 시간이 되어 펭귄들이 일렬로 줄을 맞춰 산책을 시작했는데, 정말 멀리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온 보람이 크게 느껴진 순간이었다. 너무 귀여워서 어쩔 줄을 몰랐다. 펭귄들이 마치 아장아장 걷는 귀여운 아기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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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본 바에 의하면, 남극에 가려면 거의 2,000만 원 가까이 비용이 들고 아무나 출입을 허가해주지 않는다고 하는데, 홋카이도에 와서라도 펭귄을 가까이서 지켜보니 정말 행복했다. 시크릿 책을 읽고 감명받았었는데 정말 마음속에 품은 소망은 언젠가 이뤄진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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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들의 산책이 끝난 후에는 늑대와 순록과 물개를 보러 갔다. 모두 한국에서 보기 힘든, 주로 추운 지방에서 사는 동물들이라 신기했다. 늑대와 순록은 가만히 자리에 앉아서 눈멍을 하고 있었고, 물개는 이리저리 헤엄치느라 여념이 없었다.


다른 동물들도 더 많이 보고 싶었지만, 3시 반에 폐장이기도 하고, 다시 삿포로역까지 돌아오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 어두워지기 전에 일찌감치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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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품 샵에서 예쁜 펭귄인형과 여러 동물들 마그넷을 샀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여행담을 이야기해 주면서 선물해주려고 했는데 잃어버리고 말았다. (화장실에 놓고 온 듯 ㅠㅠ) 머릿속에 오만 생각이 가득하다 보니 자꾸만 물건을 놓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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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라멘으로 마무리

전날 너무 일찍 자서 일본 음식을 못 즐겨서 이날은 기필코 삿포로 라멘을 먹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찾아가게 된 한 라멘가게에서 옥수수콘버터라멘을 주문해서 먹었다. 한국에서도 먹어본 적 있는 그런 맛이지만 삿포로에서 먹어서 그런가 좀 더 그윽하고 특별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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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펭귄과 셀카 찍은 것만으로 너무 즐거운 날이었다. 하얀 눈과 펭귄과 함께한 특별한 삿포로-아사히카와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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