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신도 버린 사람들 - 나렌드라 자다브

by 루비

*커버 이미지 출처: https://blog.naver.com/deme2000/223409811361


2010년에 블로그에 쓴 글입니다.

https://blog.naver.com/luce13/100114180780ㅋㅋ

신도버린사람들.jpg


'내 운명은 내가 선택했다. 그리고 그 원동력은 바로 교육이었다'


이 책은 인도의 카스트제도에도 속하지 못한 아웃카스트,

바로 불가촉천민에 관한 이야기이다.


인도의 카스트제도. 세계사 시간에 배운, 4개의 계급으로 나뉜다라는 것만 얼핏 기억할 뿐이었는데.

카스트 안에도 속하지 못하는 최하층이 있다니..

대체 그들은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어떻게 구별하는 건지 머릿속으로 그려지지가 않았다.


존중받아야 할 인간의 존엄성과,

그것을 무참히 짓밟는 역시 같은 인간들.

그리고, 그렇게 무시당하고 천대받으면서 깨어날 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들과,

극소수이지만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힘든 가시밭길임에도 불구하고 싸워나가는 무리들.


이 책을 지은 이는 바로 그러한 악조건 속에서, 달리트라는 인도 최하층민의 어린 시절을 극복해 내고, 현재는 세계의 경제를 주름잡는, 차기 인도 대통령으로 기대되는 유명인이 되었다..

그의 뒤에는, 끊임없이 불합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노력했던 아버지 '다무'의 굳은 신념과 노력이 있었다..

이 책은 지은이의 부모, 다무와 소누의 삶이 주된 내용이다.


인도의 대다수인들이 믿는 힌두교.

다무와 소누도 원래는 힌두교도였다.

그런데 종교가 대체 뭔가?

단지 신의 뜻이라는 이유로, 그들이 현재 짐승보다 못한 삶을 사는 게 다 과거의 업보라고 당연시한다.

순진한 사람들은, 그저 조용하게 살려고, 전통에 순응한다는 나름의 자기 위안, 또는 체념하는 듯이 보이지만. 그것만큼. 어리석은 것도 없는 것 같다.

신을 믿든 안 믿든, 내세를 믿든 안 믿든, 개개인의 선택이고,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것이고, 세상엔 분명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

다만 그것이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생명들, 인간을 포함한, 무수한 살아있는 것들에 대해서 폭력을 가하고, 서로 간의 갈등을 야기시키고, 파괴한다면..

그건 더 이상 종교가 아니지 않을까. 지켜나가야 할 전통이라고 할 수 없다. 단지 인간들이 만들어낸 하나의 산물에 불과하다.


나렌드라 자다브의 가족은 결국 불교로 개종했다.

마음에서 많은 갈등과 가족 간의 잠시간의 불화도 있었지만.

그들은 처음에 종교를 정화시켜 보고자 노력했다.

허나, 같은 종교를 믿음에도 불구하고, 달리트들의 사원 출입을 금했던 브라만 계급들의 특권의식은 절대로 바뀔 수 없는 것이었다.

그들은 쉽게 종교를 버리지도, 다른 종교를 택하지도 않았으며,

그 과정 속에서 수없이 많은 상처를 받았고, 좌절했으며, 힘겨워했다.

그러나, 아주 미세하나마 그 작은 노력이, 지금의 나렌드라 자다브를 있게 한 것이다.


아직도 인도는 카스트제도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고 한다.

교육을 받고,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젊은 사람들 위주로 의식이 깨어나고 있긴 하지만,

공식적으로 차별을 금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결혼과 같은 문제에 맞닥뜨리면, 스멀스멀, 옛날의 의식이 사람들의 머릿속을 파고든다고 한다.


세상의 많은 불화, 폭력, 평화롭지 못한 모든 일들.

아직도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이 참으로 많지만..

나렌드라 자다브의 아버지 '다무'가 그랬던 것처럼,

분명 작은 노력이 지금 당장 결실을 맺지는 못하더라도,

언젠가는 조금씩 변화의 바람을 불러올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어쩔 수 없다는 체념하에,

비겁한 이기주의 세태를 버리고서, 나 하나의 작은 노력이,

언젠가는 우리가 진정 바라는 모습이 될 수 있다고 믿으며,

자신의 소신에 따라 마음속에 별을 지니며 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교육이란 정말 중요하다!

인도의 독립운동을 이끈 위대한 지도자라 일컫는 간디.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다무'는 간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나 보다.

그 이유는, 간디는 달리트들의 차별을 반대하는 인권운동에 대해 관심이 없었고,

오히려 냉대적인 태도까지 보였다고 한다.

간디는 영국의 식민지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비폭력저항운동을 내걸며,

나라안팎으로 지도자로서 유명세를 떨쳤지만,

정작 자기 나라 국민들이 서로 계급을 나누고 차별하는 것은 가만두고 보았을 뿐이었다.

내가 내린 결론은, 더 큰 대의를 위해서 어쩔 수 없었나 싶다.

인도의 독립이냐, 아니면 인도내부의 신분제도의 타파냐의 기로에서.

간디는 일단 독립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한 게 아닐까?!

그리고 난 간디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어서 왈가왈부할 수도 없고..

어쨌든 의문사항이 되었다.

역시. 모든 건. 한쪽면만 보아서는 안된다.

다각적인 접근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느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