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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Feb 09. 2021

나만의 황금별을 찾아서

뮤지컬 <모차르트>를 보고


나만의 황금별을 찾아서


북두칠성 빛나는 밤에/ 하늘을 봐 황금별이 떨어질 거야/황금별을 찾기 원하면/인생은 너에게 배움터 -황금별


 뮤지컬 모차르트를 보기도 전에 뮤지털 모차르트의 넘버 황금별은 내게 아름다운 천상의 멜로디였다. 화성도 리듬도 가사도, 내 마음에 별처럼 박히는 아름다움...


 그런데 뮤지컬을 보고 나니 그 아름다움은 배가 되어 돌아왔다. 이전에 모차르트에 관한 영화 <아마데우스>를 봤을 때는 모차르트에 대한 살리에리의 시기심에 초점을 맞춰 감상했다면, 이번에는 절절히 모차르트의 천부적인 재능, 고뇌, 사랑에 대해 집중적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 삶을 모차르트와 견주어 되돌아보았다. 물론 나에게는 모차르트 같은 천재적인 재능은 없다. 나도 피아노를 연주하고 음악을 좋아하긴 하지만 내 관심사는 동화창작에 더 가깝다. 다만 모차르트의 생애를 통해 삶이란 것이 얼마나 아름답게 반짝이는지, 순수한 열정이란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고, 죽음이 집어삼키는 두려움 앞에서도 내 삶에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차르트는 어린 시절부터 연주여행을 다니느라 많이 지쳐 있었다. 오로지 음악 하나만 팠다. 난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학창시절을 공부만 했다는 점에서 그 고통이 공감이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궁무진하게 많은데, 내 어린 시절, 학창시절을 되돌아보면 주변 어른들은 언제나 공부, 공부, 공부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 더 커서는 주위 또래들까지 합세하여 자격증, 좋은 직장, 건실한 배우자, 재테크 등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쏟아냈다. 정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비록 아버지와 대주교로부터 음악에 대해 매섭게 채찍질 당했지만, 모차르트는 자신의 재능을 꽃피우고 하고 싶었던 음악을 했으니깐 그래도 행복한 건 아니었을 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에게는 좋아하는 것, 잘하는 걸 즐길 기회가 없었다.


 물론 아예 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된 건 아니어서 핑계를 대고 야자를 빼먹고 만화책을 본다던지, 수업을 빼먹고 여행을 간다든지 하는 약간의 일탈은 있었다. 그게 가뭄에 콩 나듯 드물었단 게 문제지...


 짧은 생애에 600여개가 넘는 명곡들을 작곡했던 모차르트. 너무 위대해서 하늘은 모차르트를 일찍 데려간 걸까? 나는 그런 위대한 사람이 아니니 그럴 일 없겠지하며 웃음이 나다가도 정열을 불태워 모차르트처럼 무언가 이 세상에 남기고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에는 공모전에 낼 짧은 동화 <외톨이 별과 천문학자 그리고 소녀>라는 동화도 지었다. 쓸쓸한 별 하나가 천문학자와 소녀를 만나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쓰면서 마음이 쓸쓸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가 결국 내가 지은 이야기그대로 내 마음도 행복으로 차올랐다. 모차르트와 내가 예술의 경지는 다를지 몰라도 느끼는 황홀감을 비슷했을 것만 같다.


 모차르트에게 발트슈테텐 남작부인이 노래하는 황금별은 무엇을 의미할까? 아마도 삶의 목표, 이상향, 열정을 불태울 음악이겠구나 싶다. 그렇다면 나에게 황금별이란? 나에게 황금별이란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 동화창작일 것이다. 어릴 땐 공부에 끌려 살다시피 해 깨닫지 못한 내 안의 적성, 꿈틀거림이 바로 글쓰기와 동화창작인 것이다. 나는 너무나도 늦게 발견했다. 간간이 상을 받고 칭찬을 받기도 했지만 자신감이 없어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


 뮤지컬 모차르트 넘버 중에 ‘왜 나를 사랑해주지 않나요?’도 있다. 내가 동화로 쓰고 싶었던 이야기가 바로 그 주제와 맞닿아있다. 왜 나는 사랑받지 못했을까? 이제야 알 것 같다. 그건 내 모습 그대로, 내가 잘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는 달려가야겠다. 오직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향해서. 바로 나만의 황금별을 향해서. 그리고 모차르트처럼 뒤늦게나마 최고의 재능을 뽐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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