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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Mar 17. 2021

나에 대해 알고 싶다면 글을 써보자!

글쓰기는 나를 알아가는 일


 글을 쓴다는 것은 내 안의 무언가를 토해내게 한다. 그러면서 찝찝함을 느끼기도 하고 개운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 글이 모여 나의 또 다른 기억 저장고, 추억이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글을 쓰는 것 자체가 나의 큰 기쁨이고 삶의 원동력이다. 글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반추하게 된다. 글을 쓰는 것은 나를 알아가는 일이다.


 나는 내가 글을 쓰는 것을 싫어하는 줄로만 알았다. 막연히 자신감이 없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교내 동시백일장에서 <바다>라는 주제로 최우수상을 탔다. 그리고 학교 대표로 시군대회에 나갔다. 결과는... 아무 상도 받지 못했다. 그때 생각했다. “내가 최우수상을 탄 건 단지 우연의 일치일 뿐이야. 나는 글쓰기에 재능이 없어.” 초등학생 시절 학교에서 동시를 배우면 연습장에 틈틈이 여러 편의 동시를 지으며 놀던 나였다. 그런데도 한 번의 대회 실패로 인해 자신감을 잃어버린 것이었다. 


 그런 일은 중학생 때도 벌어졌다. 단짝 친구와 함께 교외대회인 글짓기 대회에 참가했다. 결과적으로 친구는 상을 타고 나는 상을 받지 못했다. 또 한 번 좌절했다. 그러면서 점차 글쓰기를 싫어하게 됐다. 늘 책을 가까이하고 독후감 쓰기를 즐겨하면서 자신감은 갖지 못했다.


 그런데도 나는 대학생이 되자마자 시작한 동아리가 방송반 제작부였다. 제작부는 점심시간에 나갈 음악 방송의 원고를 제작하는 일을 담당한다. 사실 그때도 아무 생각이 없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나는 그냥 친한 동기가 과 선배가 있어서 가입한 동아리에 따라 가입한 것뿐이었다. 사실 새내기 시절 그렇게 가입한 동아리가 5개나 된다. 결과적으로 4학년 때까지 꾸준히 한 건 방송반 하나뿐이었다. 그런 것 보면 내가 자신감도 없고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글쓰기는 나에게 가장 적성에 맞는 일이 아니었나 싶다.


 졸업한지 8년이 지나 나는 대학생 때 작성했던 방송반 원고를 모아 독립출판으로 책을 출간했다. 홍보도 안 되고 독립 서점도 몇 군데밖에 입고되지 않아 판매 실적은 저조하다. 그래도 내 책 독자 두 분이 리뷰를 써 주었고 동갑내기였던 한 분은 마침 같은 지역에 살아서 만나서 직접 사인까지 해주었다. 신기하고 뿌듯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꿈이 생겼다. 바로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내보고 싶다는 것. 독립출판을 넘어 기획출판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발판으로 지금은 브런치 작가를 하고 있다.


 아직 내 글은 날것 그대로의 투박함이 담긴 다듬어지지 않은 글이 많다. 더 가치 있는 글, 감동이 있는 글을 쓰기 위해 많은 에세이를 읽고 성찰하는 태도를 지니려고 노력한다. 여전히 부족한 나이지만 글 쓰는 시간은 독서와 더불어 나에게 최고로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이다. 서두에서도 적었지만 글을 쓰면서 나 자신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되고 알아가게 된다. 나 자신과 정면으로 마주볼 수 있게 해준다. 이 글쓰기의 기쁨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데 알아주지 않아서 야속하기만 하다. 하지만 내가 계속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변화된 삶을 보여준다면 언젠가 다른 사람들도 ‘아 글쓰기 나도 해볼까?’라는 생각을 갖게 되지 않을까? 그 날을 떠올리며 거울을 닦듯이 계속해서 내 글을 갈고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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