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듯해진 날씨와 함께 기다리던 벚꽃이 활짝 피었다. 마치 팝콘이 터지듯, 청량한 아이들이 ‘푸하하하’ 웃듯이 꽃잎을 터뜨린 모습이 우리 학교를 아름답게 만들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리 반은 드디어 5교시의 앞부분을 할애하여 포토제닉 대회에 나갈 사진을 찍었다. 개구쟁이처럼 환한 표정으로 V자 포즈를 취하는 아이들이 귀엽기만 하다.
우리 학교 벚꽃 풍경
또 집에 돌아오니 기다리던 펜팔친구의 엽서가 와있었다. 첫 번째 엽서는 집 동호수를 쓰지 못해서 분실되고 말았다. 그러자 펜팔친구가 재차 두 번째 엽서를 써주었다. 첫 번째 엽서도 내가 좋아하는 동화 컨셉으로 골랐었다고 했는데 이번 엽서에도 나를 세심하게 배려했는지 세계적인 동화작가 안데르센의 명언을 색글씨로 적어주었다.
Just living is not enough... One must have sunshine, freedom, and a little flower. - Hans Christian Andersen
꽃을 좋아하면 나이가 든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 말이 썩 좋지 않았다. 왜 나이가 들어야만 꽃을 좋아해야 하는 걸까? 어리고 예쁜 시절에도 얼마든지 꽃을 좋아할 수 있지 않을까? 어느 연예인은 ‘니들이 꽃이니깐’이라고 말했다지만, 고등학교 2학년 때 서울랜드에서 벚꽃과 개나리와 함께 잔뜩 사진을 찍었던 나는, 그 시절의 소중한 추억의 사진이 너무나 고맙다. 안데르센의 위 명언처럼, 삶이란 햇빛과 자유와 꽃이 함께 하지 않으면 어딘가 불만족스러운 것 같다. 반대로 나로선 햇빛과 자유, 꽃이 있으면 참으로 낭만적이고 아름다우면서도 행복할 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한국과 같은 경쟁사회에 살다 보면 비교하는 마음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다. 커뮤니티에서는 사는 곳을 아파트 매매가로 서열을 매기는 글이 자주 올라오곤 한다. 그러면서 사람을 경제적 가치로 서열화한다. 그래서일까? 고학년이 될수록 도시 중심지 학교로 빠져가는 학생들이 많아서 속상하고 서글프다. 한편, 이런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한, 계속해서 밀려나고 인정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드니 당연한 현상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에 대한 해답은 매 순간을 충실하고 진실하게 살아가는 데 있지 않을까? 오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재잘거리는 운동장을 거닐다가 문득 풍경 사진을 많이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종 글을 쓰거나 SNS를 할 때 출처를 남기고 무료 이미지를 쓰곤 하는데, 이러한 사진을 직접 찍어서 모아 놓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멋진 사진을 많이 찍으면 얼마든지 자료로 활용할 수 있고, 아직은 소박한 꿈이지만 팔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점차 글을 쓰면서 원고료를 받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소박한 자연에만 머물지 않고도 얼마든지 현실과 더불어 살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자신의 삶을 이상과 현실을 조화시켜 나갈 때, 우리는 참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러한 사람은 이해인 시인의 시 <봄과 같은 사람>의 바로 봄과 같은 사람일 것이다.
봄과 같은 사람
- 이해인 -
봄과 같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생각해 본다.
그는 아마도
늘 희망하는 사람,
기뻐하는 사람,
따뜻한 사람,
친절한 사람,
명랑한 사람,
온유한 사람,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
창조적인 사람,
긍정적인 사람일 게다.
https://youtu.be/ZF72wfvnXJs?si=riIgHvUn9uXXbbl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