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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4년의 교육 경력 동안, 도서 업무를 2년 동안 해보았다.
도서 업무는 학교 도서실 도서를 구입하고 학생들의 독서 참여 실태를 파악하고 독서율을 높이기 위해 각종 행사를 운영하며 정기적으로 책을 폐기하고 도서실을 정비한다.
어떤 업무든지 처음 맡을 때엔 조금 헤매기 마련이다.
우리 학교 같은 경우는 작은 학교라 사서교사가 없어서 내가 업무를 맡을 땐, 5,6학년 도서실 도우미를 뽑아서 1년 동안 돌아가면서 책 대출 반납 업무를 도왔지만, 지금은 스스로 도서 리더기로 대출반납을 하고 있다.
그리고 점점 발전해서 이번에는 우리 학급은 도서 구입할 때 학생들의 선호도를 적극 반영해 보았다. 그동안은 신속한 업무처리와 효율성을 위해 교사가 임의로 정한 적이 많았다. 내가 학창 시절에도 도서관 책을 구입할 때 학생으로서 의견을 내본 기억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런데 오늘 학생들과 함께 태블릿으로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 도서실에 비치를 원하는 책을 골라보라고 하자, 정말 신나게 자기만의 취향을 반영해서 적극 추천해 주었다.
양식은 급하게 인쇄하느라고, 교실환경 꾸밀 때 쓰는 보노보노 책 추천 양식을 썼다. (아직 읽지 않은 신간이기에 따라서 추천 이유와 평점은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주로 공포물을 고른 소○
이세계물과 환경, 공포물에 골고루 관심이 있는 승○
동화와 논픽션을 고루 추천한 하○. 같은 시간 안에 제일 많이 추천하여 수행 능력이 우수하단 것도 알 수 있다.
긴 시간 동안 고르고 골라서 2권을 고른 윤○(그나마 한 권은 없는 책 ㅠㅠ)
유머러스한 책을 좋아하는 한○
신간 위주로 고르다 보니 현재 학교 도서실에 있는 책과 중복된 경우가 단 한 권도 없었다. (이미 비치된 책은 구입하지 않는다.)
학생이 좀 더 주인의식을 갖고 도서실을 아늑하고 편안한 장소로 여기며 책을 더 가까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내가 권수와 시간제한을 두었지만(정해진 예산 범위 안), 학생들이 "선생님, 조금만 더 골라도 돼요."라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 어떤 권장도서목록보다 멋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도서목록이란 생각이 든다.
학생들이 진짜 원하는 책을 도서관에 들이는 것이 어떤 변화를 불러오는지도 꾸준히 관찰하며 기록해나가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