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결을 믿는다는 것

장미를 가꾸는 마음으로

by 루비

끊임없이 누군가를 헐뜯고 괴롭히는 데서 쾌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 안의 열등감과 불안을

상대를 깎아내림으로써 해소한다.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과연 그들을 상대할 가치가 있을까?


한국사회를 낭만적으로 여기는 근시안적인 사람이 있는 가보다. 능력있는 사람이 성공하고 착하면 복을

받고 악하면 벌을 받는다? 그럼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자살률을 기록하는 일, 자살하는 사람들은 모두 본인 책임인가?

그렇게 아름다운 사회였으면 매일 뉴스가 사건사고로 뒤덮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정상적이라고 기만하는 것은 상처입고 억울하고 마음 다친 이들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다.


사람을 볼 땐 그 사람이 가진 배경이나 재능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건 그 사람이 가진 고운 마음의 결이다. 하지만 사실 그런 건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쉽게 속기도 하고 상처입기도 한다. 그래서 눈에 잘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는 버릇이 늘어간다.


문예창작영재학급에서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두 학생이 있다. 한 학생은 시를 쓸 때 자신을 아무것도 아님, 돌멩이, 잡초에 비유했다. 하지만 표현력만큼은 정말 풍부하다. 또다른 학생은 짝사랑의 감정을 행성계에서 추방된 명왕성에 비유하며 소외감을 근사한 시구로 표현했다. 왠지 모를 깊이가 느껴지는 아이들 같았다.


너무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이 지친다. 능력을 잘 발휘하기 위해서는 잘 쉬어주어야 한다고 한다. 번아웃에 지치지 않으려면 너무 맹목적으로 몰아붙이기보다 자신의 삶에 여유를 주어야 한다. 나에게 그건 글쓰기와 음악, 의사선생님과의 상담이다.


누군가는 어쩌다보이는 작은 틈새로 타인을 헐뜯을 준비만 한다. 누군가는 돋보기를 들어 자주 장점을 보려고 한다. 웃으면 행복해진다는 말은 누군가의 고귀한 면을 보려고 할 때 적용되는 말이다.


어디선가 읽었다. 정말 두려워해할 일은 내가 상처받은 기억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일이라고. 그 일로 누군가가 인생에서 씻을 수 없는 아픔을 겪는다면 그 죄책감을 어떡할까? 정말 무책임한 사람은 자신이 준 상처마저 합리화해버리겠지만…


좀 더 사려깊고 다정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정말로 인생에서 중요한 건, 지식의 자랑도, 금전적 부유함도, 넓은 인맥도 아니라, 서로 사랑하고 사랑받은 소중한 기억이란 거, 아껴주고 행복한 추억을 공유하는 것에 있음을…


상처입고 깨지고 아픈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건 바쁜 삶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사랑으로 밀도있게 채울 때 가능해진다. 어린왕자가 그토록 장미꽃을 소중히 여긴 것처럼 나의 장미꽃들을 소중히 가꿔나가야겠다.



동생이 그려주었던 그림. 한국적으로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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