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조용히 산책하며 도서관을 향해 걷는데 강변에 데이지 꽃과 금계국이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꽃집에 진열된 화려한 꽃들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었다. 우리도 인생을 이렇게 소박하고 단아하게 살면 어떨까란 생각이 든다. 비교, 경쟁, 성공이란 단어는 사람을 지치게 한다.
사실 지금도 내 욕심은 끝이 없다. 브런치 작가 구독자를 1,000명 이상 달성하고 싶고, 책도 출판하고 싶다. 피아노도 잘 치고 싶고 영어도 잘하고 싶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싶다. 그런데 그게 뭐 그리 중요할까? 그냥 지금, 여기 이 자리서 소박한 행복을 누리고 살면 안 될까? 침대에 누워 재미있는 TV 프로그램도 보고, 좋아하는 음악도 듣고, 가끔은 만화책을 보면서 낄낄거리는 생활. 누가 더 잘났니 내세우지 않는, 모두가 평등한 낙원 같은 세상.
작년에 읽은 더글라스 케네디의 ≪오로르≫란 소설에는 ‘참깨 세상’이란 가상의 세상이 나온다. 누구도 서로를 미워하지 않으며, 항상 심술궂은 빵집 주인도 ‘안녕?’하며 미소를 건네는, 웃음만 가득한 세상이다. 그런 세상을 왜 못 만들겠는가? 서로가 자기가 잘났다고 으스대지 않으면 가능하다. 나는 이렇게 평온한 세상을 꿈꾸고 싶다. / 파란 하늘에 너라는 그림을 그리면, 12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