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의 주요 장면과 결말을 다룹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면 먼저 영화를 봐주세요.
이 글은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의 주요 장면과 결말을 다룹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면 먼저 영화를 봐주세요.
다큐멘터리 한 편을 보려다 알게 된 <나의 문어 선생님> 문어가 선생님이라고? 라며 재밌는 제목에 호기심을 갖고 보게 되었는데, 정말로 문어는 우리들의 선생님이었다. 인생 선생님.
이 다큐멘터리는 다시마숲이 펼쳐진 바다를 배경으로 한 한 편의 동화 같다. 주인공은 암컷 문어고 문어는 자신의 천적인 상어의 공격을 받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고 수컷 문어를 만나 사랑을 나누고 알을 낳고 다시 바다의 한 줌 흙으로 돌아가는 이야기.
무엇보다 이 다큐멘터리가 흥미로운 건, 문어가 굉장히 지능이 높으면서도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는 감독과 깊은 교감을 나눈다는 점이다. 지능이 높기에 천적인 상어를 따돌리는 능력, 먹이를 사냥하는 뛰어난 전략 등을 발휘한다. 게다가 상어에게 뜯긴 팔이 다시 재생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정말로 문어에게서 많은 인생에 대한 통찰을 배울 수 있다. 마치 인생극장을 본 것 같다.
정말 슬펐던 건, 문어가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고 기력이 다해 생명이 꺼져갈 때였다. 사람도 노화할수록 아프고 병들고 비참해지기 쉬운데 그렇게 지혜롭고 전략적이고 심지어 장난기 많았던 문어마저도 생명의 끝에선 결국 다른 물고기의 먹이가 되고 마는구나 생각하니 가슴 아팠다. 감독이 눈물을 글썽이는 장면에서는 나라도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이 마음이 미어질 만큼 공감이 갔다.
자신을 희생해 새끼들의 탄생을 축복하는 어미 문어. 물고기 떼의 등장에 한껏 바닷속으로 뛰어들어 장난을 치는 문어, 상어를 요리조리 피하는 재간둥이 문어, 상처 입어도 다시 되살아나는 문어, 머리를 써서 사냥감을 덮치는 문어, 이 모든 모습을 다 갖춘 주인공이 바로 문어였다.
우리는 문어 선생님에게서 비로 이러한 점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자식에 대한 깊은 모성애와 삶을 즐기는 유희와 낙관성, 위험과 고비에 대처하는 지혜, 시련 속에서도 다시 힘을 내는 회복탄력성, 일용할 양식을 마련하는 생활력 등을 말이다.
어쩌면 가장 신비롭고 아름다운 건, 바로 우리와 살아 숨 쉬는 대자연에 있는지 모르겠다. 경이로운 대자연에 경의를 표하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