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과 고양이

by 루비

욕심 많고 여자와 술을 좋아하던 양치기 청년이 어느 밤에 꿈을 꿨다. 그가 믿고 의지하던 하느님이 말했다.

“너에게 금은보화와 네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백합 같은 여자를 선물로 주겠노라.”

양치기 청년은 기대에 부풀어서 양들을 더 열심히 몰았다.

그런데 정말 거짓말처럼 비 오는 날에 강을 거슬러 온 가녀린 여인이 양치기 청년을 찾아왔다.


“제게 묵을 곳을 마련해 주실 수 있나요?”


처음에 그는 그녀에게 반해 마음이 두근거림으로 가득했다. 그런데 이불을 찾으면서 점차 마음에 불신이 싹트기 시작했다.


아니 백합 같은 여자를 선물해 준다더니 이 밤에 묵을 곳을 달라고 하는 여자를 어떻게 믿어? 내쫓아버려야겠다. 하고 그 여자를 밀어내고 문을 쾅 닫았다.

백합 같은 그 여자는 슬피 울며 밤을 꼬박 새워서 병이 들었다. 그런 그녀를 지나가는 아름다운 청년이 발견했다. 그는 큐피드보다도 더 아름답고 헤라클레스보다 더 강인하고 아폴론보다 더 지혜로웠다.


“나를 믿어요. 그대.”


둘은 요정들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그때 양치기 청년은 낮에 마을에 갔다가 고양이를 쓰다듬고 있는 한 여인을 발견했다. 그녀는 아무리 말을 걸어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가 말을 걸면 걸수록 요염하게 내뺄 뿐이었다. 결국 그는 그녀에게 청혼을 하고 결혼에 이르렀다.


그녀는 사실 양치기 소년의 소문을 듣고 그동안 배운 기술을 갈고닦았을 뿐이다.

꿈에 다시 하느님이 나타났다.


“너의 욕심과 어리석음이 백합 같은 여자를 버리고 고양이같이 요염한 여자를 맞이했구나. 술과 돈을 탕진한 후, 죽는 날까지 참회한다면 진실한 사랑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부창부수라는 말이 유래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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