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영 작가의 그림을 보고 창작한 동화입니다.
한 소녀가 있었어요. 그 소녀는 배춧잎에서 태어났어요. 소녀는 배춧잎을 먹으며 무럭무럭 자랐어요. 어느 날 등 뒤쪽이 자꾸만 간질간질거렸어요. 알고 보니 흰 날개가 돋으려고 하는 것이었어요. 그때 깨달았어요. 소녀는 자신은 흰나비였다는 것을요.
날개를 펼치고 막 하늘로 날아오르려는 순간, 장대비가 퍼부었어요. 소녀는 날개가 젖고 찢어져서 다시 아래로 추락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슬피 우는데 누군가가 다가와서 이렇게 속삭였어요.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을 나누면 두 배가 돼. 네 슬픔을 내게 나누어주지 않으련?” 소녀는 너무 행복했어요. 누구세요? 하고 바라보는데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저 멀리 사라졌어요.
그때 안개 너머로 반짝이는 무언가가 보였어요. 소녀는 혹시 목소리의 주인공이 그곳에 있나 기대하고 있는 힘을 다해 날아갔어요. 그런데 그 물체는 친구가 아니라 덫을 쳐놓은 거미의 거미줄이었어요. 소녀는 거미줄에 걸려 옴짝달싹 못하고 몸이 매였어요. 점점 거미가 소녀를 잡아먹으려고 다가왔어요. 난 이제 죽었구나 생각하며 모든 걸 포기하려던 순간, 다시 한번 비바람이 몰아치더니 거미줄이 소녀의 몸에서 끊어졌어요.
그 순간 소녀는 반짝이는 눈빛을 바라봤어요. 자신을 다정히 바라보는 소년이었어요. 자신처럼 몸에는 흰 날개가 있었어요. 소년과 소녀는 사랑에 빠졌어요. 소녀는 자신의 인생이 앞으론 꽃길만 흘러갈 것 같았어요.
그렇게 소년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데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졌어요. 알고 보니 소년은 자신처럼 아름다운 또 다른 소녀를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에요. 소년은 그 소녀를 책임져야만 한다고 떠나갔어요. 마치 캔디를 떠난 테리우스처럼... 소녀는 하염없이 울면서 그 모습을 바라만 봤어요.
그때, 장대비를 맞고 추락했던 날 들려왔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어요.
“왜 울고 있니? 너의 슬픔을 내게 나눠주지 않으련?”
그제야 소녀는 깨달았어요. 이 목소리의 주인공이 자신이 진정으로 찾던 사랑이라는 것을요. 목소리의 주인공이었던 소년과 소녀는 함께 날개를 펼치고 무지개가 펼쳐진 푸르른 하늘을 날아갔답니다.
소년과 소녀가 하늘에 그린 포물선이 햇빛을 반사해 반짝였어요. 그 모습은 마치 다이아몬드 보석이 눈부시게 빛나는 것처럼 아름다웠답니다.
https://youtu.be/1KxHQxJmUhc?si=SzfWBjyEnJ2Ny0V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