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읽었던 전래동화 중에 <효녀 심청>이 있다. 오늘날 전래동화로 알려진 <효녀 심청>의 이야기는, 조선 후기 소설 <심청전>과 판소리 <심청가>에서 전해 내려온 것이다. <심청가>를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본 적은 없지만, 새삼 어른이 되고 보니 우리 조상들이 얼마나 지혜롭고 효심이 깊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인당수에 몸을 던져서라도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해주고 싶었던 심청의 효심이 눈물겹다. 과연 현실에서도 이렇게 제 한 몸 바치면, 용왕이 구해주고 임금님과 결혼하게 될까? 지극히 낭만주의적이고 이상주의자인 나지만 이런 면에서는 현실주의자가 될 수밖에 없다. 그저 비극적인 이야기로만 끝날 것 같다.
다만, 나는 심청이의 그 효심을 배우고 싶다. 심청이의 아버지, 심학규는 어리석은 인물로 나온다. 길을 걷다 물에 빠져 허둥대다 한 스님이 공양미 삼백석을 바치면 눈을 뜰 수 있다는 말에 덜컥 약속을 해버린다. 심청이의 어머니가 심청이 아기 때 세상을 뜬 후 홀로 키우다 뺑덕어미와 결혼하지만 뺑덕어미는 함께 맹인잔치로 향하는 길에 노잣돈을 훔쳐 달아난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도 심청이는 오직 아버지 만날 날만 기다리며 맹인잔치를 열어 재회할 날을 기다린다. 결국 인당수에 몸을 던진 지 3년 만에 다시 만나고 행복하게 살게 된다는 이야기다. 착하게 살면 복이 온다는 것을 그대로 실현하고 있다.
불교에서는 지금 우리가 겪는 일들이 전생의 업과 인연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그래서 이번 생에서 선한 마음과 덕을 쌓아, 앞으로의 삶을 바르게 만들어가야 한다고 가르친다.
결국 어떤 종교든 선을 행하고 타인을 돕는 삶을 강조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각자의 종교가 무엇이냐에 따라 조금씩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겠지만 결국 진리는 하나로 모인다는 생각이 든다. 선을 많이 행하고 타인을 도우며 지혜롭게 살아가는 일이 결국 참된 진리의 길인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어린 시절, 우리가 읽었던 전래동화에서 그 많은 교훈을 깨달았다.
어릴 적 읽었던 전래동화들이 다시 떠오른다. 혹부리 영감, 콩쥐팥쥐, 흥부놀부, 별주부전, 해와 달이 된 오누이, 금도끼은도끼 등. 지금은 옛 기억을 오래된 책장을 살피듯 다시 꺼내보지만, 사실, 그 깊숙한 그 기억이 우리의 인생을 살리는 길이었다는 것, 참된 진리는 멀리 있지 않다. 우리의 조상들이 가르쳐준 메시지를 가슴 깊이 간직하며 늘 선한 마음으로 타인을 이롭게 하는 일에 몸 바치며 살아야겠다.
https://youtu.be/MMQrZ-XMYuY?si=UyWduZufc-61wkt0